누드로 표현한 관계의 폭력성… 아트클럽 삼덕, 이수아展
누드로 표현한 관계의 폭력성… 아트클럽 삼덕, 이수아展
  • 황인옥
  • 승인 2019.04.2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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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드 사진과 누드 조각 결합
관계의 비인간성 들여다 봐
작가 이수아가
작가 이수아가 작품 '우리는 우리를 모른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시장 벽면에 젊은 여성이 벌거벗은 채로 쓰레기장에 엎드려 있는 사진이 걸렸다. 중요 부위의 체모(體毛)까지 과감하게 노출한 지점에서는 비감함마저 감돈다. 이뿐이 아니다. 전시장 바닥에 설치된 젊은 여성의 깨진 인체 누드 조각도 비감함의 강도를 한껏 올린다. 누드모델을 자처한 작가 이수아가 “누드모델을 구할 수 없어 직접 누드 오브제가 됐다.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서 옷을 벗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거시적으로는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에 대한 것’이다. 미시적으로는 ‘폭력적이었던 연애와 그로 인한 상처’를 예술의 자양분으로 했다. 주제는 작가의 경험이 출발점이 됐다. 남자친구와의 이별이 대표적이다. “남자 친구와 좋지 않게 헤어지면서 상처를 받았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누군가와 헤어지고 상처받는 것은 내 이야기를 넘어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기도 했다. 관계로부터 상처없는 사람은 없으니까.”

주제를 설명하는 방법은 직설법을 선호한다. 부차적인 것은 철저하게 배제하고 단호하고 직설적으로 주제를 드러낸다. 사진이나 인체 조각에 누드만 고집하거나 인체 외에 그 무엇도 활용하지 않는 식으로 주제가 전개된다. “옷을 입으면 그 사람의 취향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나는 어떤 식으로든 제 취향은 배제하고 메시지에만 집중하고 싶었다.”

누드 사진과 누드 인체 조각의 조합은 우연하게 맺어졌다. 충남대학교 미술대학에 재학 중인 친구가 보내준 사진 한 장의 사진이 모티브가 됐다. “친구가 재학 중인 충남대학교 미술대 재학생들이 수업용으로 만들고 버린 인체 조각을 쌓아놓은 쓰레기 더미를 보고 관계로부터 상처받고 있는 저 자신과 겹쳐졌다.”

이전 작업들의 주제는 이번 전시작과는 다르다. 주로 추억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을 이뤘다. 주민이 모두 떠나간 재개발 지역과 그 지역에서 발견한 사물들을 통해 과거의 기억을 소환했다. 주제와 표현방식은 달라졌지만 이전과 현재의 작업에 공통분모는 있다. ‘비인간적인 폭력성’이 그것이다. 타의에 의해 쫓겨난 재개발 지역이나 폭력적이었던 연애가 ‘폭력’이라는 개념 속에서 하나로 묶여있다. 이는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가학적’이라고 일컫는 이유다.

“타의에 의해 쫓겨난 공간을 기록으로 남겨주고 싶었다. 애착이 있던 장소나 물건으로부터 멀어졌을 때의 상실감을 나 역시 경험해서 그 상실감을 채워주고 싶었다.”

회화와 영상,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지만 사진을 주로 활용한다. 관계로부터의 상실이나 폭력이 주는 비인간성 등 지금까지 해왔던 주제들을 표현하기에 사진이 더 근접한 매체라는 판단에서 선택했다. “사진이 가학성을 기반으로 하는 내 작업과 더 잘 맞는 것 같다.” 정지윤, 김민정과 함께 열리고 있는 이수아 전시는 5월 5일까지 아트클럽 삼덕(대구 중구 공평로8길 14-7 )에서. 010-4354-1017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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