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량(選良)들은 뭐하고 있나?
선량(選良)들은 뭐하고 있나?
  • 승인 2019.04.2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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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만(경북본부장)
하나 제대로 풀리는게 없어도 선량(選良)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지난 몇 개월 새 원전해체연구소, SK 하이닉스, 예타 면제사업 등 경북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대규모 현안들이 줄줄이 날아갔다.

일련의 시련 속에서 선거때마다 “민의를 대변하겠다”며 고개를 조아렸던 경북의 국회의원, 지방의원들이 과연 제 역할을 했는가 의문이 든다.

정권이 바뀌고, 진작부터 경북 패싱의 조짐이 보였지만 지역 선량은 꿀먹은 벙어리 마냥 뒷짐만 지고 있다.

더욱이 상황이 종료된 후 기껏 면피용으로 “수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3류 쇼를 봐야하는 주민들의 절망감은 더해가고 있다.

지난 15일 부산시 기장군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원전해체연구소(이하 원해연)의 경수로·중수로 분리설립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을 비롯, 해당지역 단체장이 참석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주낙영 경주시장도 참석했지만 영 탐탁지 않은 자리였을 것이다.

경북에는 현재 운영중인 우리나라 원전 24기 중 50%인 12기가 가동 중이다. 특히 경주에는 원전 6기와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한수원 본사, 원자력환경공단 등 원전관련 기관이 집적돼 있는 등 원전해체연구소 설립 최적지로 꼽혔다.

남들이 다 외면한 ‘위험시설’을 국가발전 차원에서 수용했던 경주시다. 경주시는 지난 5년간 원해연 유치활동에 전력을 다하고 2014년엔 20만명이 넘는 서명을 받으면서 원해연 유치에 대한 열정과 관심을 알려왔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것은 경북도와 경주시의 기대와는 한참 동떨어진 결과였다.

경수로와 중수로 원해연으로 분리하고, 사업비가 큰 경수로 원해연(1천 700억원)은 부산 울산 접경지역에, 규모가 작은 중수로 원해연(700억원)은 경주에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경주에 설립되는 중수로 원해연이 사실상 분원으로 전락, 지역민들은 실망감에 휩싸였다.

얼마 전 발표된 예타면제 사업에 있어서도 경북은 동해안고속도로 건설 같은 경북의 발전을 위해서 필수적인 대규모 사업은 누락되고 동해 중부선 단선전철화 사업 4천억 원만 낙점되었다.

어디 그뿐인가? 120조원이 투입되고 수만 명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SK 하이닉스 반도체 특화클러스터는 경북도와 구미시의 적극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총량제에 대한 특혜를 주면서까지 경기도 용인으로 확정됐다.

대구경북 미래 청사진을 결정짓는 핵심사업인 통합대구공항 이전사업도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 재검토를 의미하는 발언으로 현재 추동력이 떨어진 상황이다.

대규모 국책사업 선정 결과마다 경북 패싱 또는 경북 홀대론은 이젠 과장이 아닌 팩트로 굳어진 듯하다.

어려운 지역 상황에서도 중앙에 지역의 현실을 알리고, 중앙과 정부를 향해 경북의 입장을 대변해야할 지역 국회의원들의 목소리는 찾아보기 힘들어 지역민들의 절망감은 더 깊어지고 있다.

대구·경북의 지역구 의석은 대구 12석, 경북 13석으로 모두 25석이다. 대구의 2곳만 빼곤 기존 보수당과 결을 같이 하는 선량들이 차지하고 있다.

정권이 바뀌고 중앙에서 대구·경북 지역을 대하는 분위기가 예전과는 사뭇 달라진 것이 일찌감치 감지되었지만 그 누구하나 대구경북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투사는 없다. 도리어 대구와 경북의 이미지를 깎아먹고 있어 더 문제다.

국회에서 현정부의 트집을 잡으면서 인기영합의 한탕주의에 열중이고 대외적으로는 대북정책 비난에만 쏠려 있다. 지역민심을 대변하고 지역현안을 헤쳐 나가고자 하는 열의는 없어 보인다.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예천군의원 해외 연수 사태 등 자유한국당 소속 광역·기초의원들까지 지역민들의 자존감에 상처를 주고 있다.

덧붙이자면 예천군 얼굴에 먹칠을 한 군의원들이 자신들의 제명처분에 대해 대구지방법원에 제명처분 취소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낸 상태다. 정말로 부끄러운 줄 모르는 행태다. 이러니 한국당과 관련된 기사에는 부정적인 댓글이 줄지어 달리고, 대구·경북의 위상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침체된 경제와 절망감에 빠진 현실에서 근근히 버티고 있는 주민들을 생각한다면 지역 선량들은 이제 미래 먹거리를 찾는데 눈을 돌려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포항 지진이 촉발지진으로 판명난 후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포항을 찾았지만 그뿐이다. 특별법 제정까지는 갈 길이 먼데 이를 책임지고 이끌어갈 지역 국회의원도 요원해 보인다.

중앙 정치권에서 힘을 실어주지 않는 이상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비롯한 시·군 단체장들이 아무리 발버둥친들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국회위원들을 뽑는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오롯히 지역을 위해 일하는’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우리부터 먼저 바뀌어야 국회의원들도 바뀐다는 것은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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