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여신을 찾고 있는 정부
행운의 여신을 찾고 있는 정부
  • 승인 2019.04.23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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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미국은 작년 이란과 핵합의(JCPOA)를 탈퇴하고 이란과 거래하는 기업이나 개인들에 제재를 시작하였다. 이로써 이란과 금, 귀금속, 석탄, 자동차, 부품 등의 거래에 제한이 생겼다. 동년 11월에는 수위를 2단계로 올려 이란산 원유수입금지의 제재를 시작했다. 원유, 천연가스, 석유화학제품, 선박, 조선 거래는 물론 이란 중앙은행과의 거래에도 제한을 시작했다. 여기에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등 8개국에는 한시적으로 6개월의 예외를 두며 이란 제재의 피치를 올렸다. 그리고 한시적 예외의 시간만료를 앞두고 미국은 예외조치의 연장이 없음을 통보했다. 2차 제재의 예외로 두었던 8개국 모두의 공통 사항이다.

미국 정부의 이러한 발표에 우리나라 정부는 예외 인정의 연장을 위해 연장시한 전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미 외교부에서 지난달부터 2차례 미국으로 들어가 설득의 협상을 펼쳤지만 효과가 없었다. 예외조치는 우리나라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예외를 두었던 8개국 모두에게 예외사항이 없음을 통보됐다. 예외로 둔 것이 6개월간의 한시적 기간임을 볼 때 또 북한과 미국은 물론 외교 상황이 이란제재의 완화보다 강경하게 흐를 것을 짚어낸다면 우리 정부가 미국정부를 설득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것보다 다른 라인으로 에너지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차선책에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우리나라는 하루 평균 38만7천 배럴의 원유를 이란으로부터 들여오고 있다. 이란산 원유의 수입 중단은 당장은 큰 타격을 가지진 않지만 장기화될 경우는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원유수입의 다변화를 통해 이란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지만 다른 나라보다 품질이 좋고 원유가격이 저렴하여 중장기적으로 우리 정유회사에 가격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 세계 유가는 산유국들의 감산정책과 미국의 제재 또 OPEC의 원유관련 정책 등으로 어떻게 흔들릴지 모르는 상황이다. 석유 한방을 나지 않는 나라에서 이러한 위험은 상당한 위협이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실질국내총생산이 하락하는 실제의 결과를 볼 때 유가가 10% 상승하면 석유제품의 제조원가가 7.5%의 가격상승의 압박을 받는다. 이로 인한 파급효과는 물가상승과 더불어 우리나라 제품의 경쟁력을 악화시킬 것이다.

어떠한 면제조치도 유예도 없는 전면 중단으로 강경한 미국의 제재는 여러 가지 문제에 적용될 수 있다. 특히 북한과 관련한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 우리나라는 북한과의 평화모드를 확대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UN의 대북제재에 배치하는 노력들이다. 이러한 노력은 미국이 취하고 있는 행태에 전면적으로 대치하는 행동이다. 최근 미국이 우리에게 보여주었던 상황들이 그들의 심사를 노골적으로 표시하는 행위였음을 볼 때 작금의 상황은 물론 우리 외교사절에 대한 대답은 짐작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미국이 대이란 제재의 추가적 제재로 강화하는 것은 이면에 북한에 대한 제재를 풀어낼 의사가 없음을 표명한 것이다. 이란 역시 핵위협국이고 이들의 제재 상황에서 예외를 두었던 만큼 더 이상의 유예는 없을 것이다.

갑작스러운 남북평화모드로 지난 9월 남북의 최고 지도자는 부부동반으로 백두산 천지까지 올랐다. 역대 최초로 우리의 경제리더들과 동반한 극적 행보는 빠른 진전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미소를 머금은 김정은의 의도는 모른 채 남한의 과도한 푸시가 지금 우리나라의 위치를 고립시키고 있다. 주변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흘린 채 자기주도의 일방통행이 그것이다. 국제관계는 협상이다.

특히 외교는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만면에 미소를 품고 있지만 뒤로는 자신의 이권을 꼼꼼히 따지고 적시에 패를 내밀어 상대가 꼼짝없이 카드를 받게 만든다. 나의 사정이 이렇다고 봐주는 것이 아니라 그 사정을 빌미로 새로운 이권을 잡으려고 받아주며 더 큰 카드를 내미는 것이 현실이다. 물밑에 첩보전은 생각보다 섬세하고 분명한 자료를 가지고 있다. 대기권 밖에 떠있는 인공위성들이 만드는 자료들이 그냥 있는 것이 아니고 수많은 첩보원들의 활약의 결과물이다. 나만 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주변을 읽지 못하면 행동의 과실을 뒤늦게 알게 된다. 공식적으로 이란의 제재를 가하는 미국은 이란의 석유수출을 제로로 만들면서 이에 대체재를 찾는 나라가 자신의 원유를 수입할 것이라는 계산도 없지 않다. 동맹국이라도 자국이익이 우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전략의 주도권은 정보에 있고 정보의 활약은 타이밍이다. 뒷북이 아닌 선수를 두기 위해 닫혀진 주변의 문들을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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