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성 물질 관리 ‘구멍’
발암성 물질 관리 ‘구멍’
  • 정은빈
  • 승인 2019.04.23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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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량 측정 대상 임의 제외
대구·경북 5곳 등 전국 39곳
환경부가 최근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조작한 사업장을 무더기로 적발한 데 이어 전국 39개 사업장이 배출량 측정 대상에서 발암성 물질을 임의로 제외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중에는 대구·경북 5개 사업장도 포함됐다.

시민단체 녹색연합은 2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정미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6년을 기준으로 전국 39개 사업장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조작하거나 측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일부 기업은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발암물질로 분류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측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단체가 밝힌 대기유해물질 미측정 기업은 SK인천석유화학과 LG화학 대산·여수공장,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여수·울산공장, 현대자동차 울산·아산공장 등이다. 대구에서는 서구 비산동 염색공단 내 배출사업장 1곳, 달성군 논공읍 배출사업장 1곳 등 2곳이 포함됐다. 비산동 사업장은 발암물질 2B군인 클로로포름에 대한 기준을 설정하지 않았고 논공읍 사업장은 발암물질 1군 트리클로로에틸렌을 2016년까지 측정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북에는 경산 진량읍 1곳, 경주 안갑읍 1곳, 성주 성주읍 1곳 등 3곳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주읍 사업장은 발암물질 1군 크롬 배출량을 임의로 누락시킨 것으로 나왔다. 또 진량읍 사업장은 트리클로로에틸렌을 2016년까지 측정하지 않았고 안갑읍 사업장은 발암물질 2A군 테트라클로로에틸렌에 대한 기준을 설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단체는 기업이 임의로 자가측정 대상에서 발암성 물질을 제외해 누락시켰거나 환경부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나 측정에서 면제된 것으로 봤다. 환경부가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 배출물질 목록에 실제로 배출되는 물질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관리 공백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단체는 “배출량 측정치만이 아니라 측정 물질 종류에도 문제가 있다. 배출량을 정확하게 측정해도 실제 배출되는 물질을 측정 대상에서 누락한다면 관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각 사업장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의 종류를 정확히 파악해 실효성 있는 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사업장들의 관리 실태와 측정누락 원인을 파악해 마땅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SK인천석유화학은 같은 날 보도자료를 내고 “벤젠이 검출된 적 없고 자료를 임의로 누락한 것도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 2014∼2016년 분기별로 SK인천석유화학 굴뚝에서 벤젠을 측정한 결과 벤젠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SK인천석유화학은 “2012년 중유에서 친환경 청정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로 연료를 전환했다. LNG에는 벤젠 성분이 없고 법적 측정 의무도 없다”고 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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