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耐性)
내성(耐性)
  • 승인 2019.04.24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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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사람향기 라이프디자인 연구소장
쾌락은 금방 적응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즐거움을 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쾌락의 수준은 약해지고 이전보다 더 큰 자극을 원하게 된다. 이유는 내성(耐性) 때문이다. 내성(세균 따위의 생물체가 어떤 약물(藥物)에 대하여 가지는 저항 현상)은 약을 장기간 많이 복용하게 되면 약의 효과가 듣지 않아서 속된말로 ‘약발 안 받는다’라는 말로 표현된다.

요즘 뉴스메인을 장식하고 있는 것은 몇 몇 인기가수들의 이야기다. 그들은 단체 톡 방에서 여성을 성적 도구로 희화화하고 성관계 동영상을 몰래 불법 촬영을 하고 단체 톡 방에 공유해서 나눠보았다고 한다. 최근에 추가로 밝혀지고 있는 이야기는 우리 귀를 의심하게 하는 내용들이다. 단순 성폭행을 넘어 특수강간에 해당하는 집단 성폭행의 정황이 확인됐다고 한다. 가히 충격적이다. 그들을 좋아했던 팬들과 그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실망을 금치 못했다. 부족함 없이 늘 행복할 것 같은 그들이 왜 그런 추잡스러운 행동과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을까?

다른 사건이지만 비슷하게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모 인기 가수 박모씨 역시 마약 투여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뉴스에 등장한다. 모 재벌 그룹의 손녀딸이 마약 혐의로 체포됐고, 조사과정에서 연예인 박모씨가 거론이 됐고, 결국 다리털에서 마약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무엇이 그들을 쾌락의 늪으로 빠트렸을까? 바로 쾌락의 내성현상 때문이다. 많은 인기, 부족함 없는 물질적 풍요 속에서 행복은 오래 가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행복은 점점 내성이 생기고 그들은 좀 더 자극적인 쾌락을 통해 행복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쾌락을 쫓는 삶은 잠시 잠깐은 행복을 줄지 모르나 이내 적응되고 더 큰 자극을 원하게 된다. 결국에는 삶이 망가져 버린다. 쾌락을 추구하는 삶은 항상 새드엔딩(sad ending)으로 끝이 나게 되어 있다.

내성의 원리는 남녀의 사랑에도 나타난다. 처음 사람을 소개 받고, 첫 데이트를 하고 서로의 마음이 맞으면 사랑은 시작된다. 주고받는 메시지는 너무나 달콤하다. 무미건조했던 삶에 한줄기 빛이 비친 듯하다. 세상이 핑크빛이다. 두 번째 만남에서 손을 잡게 됐다. 전기가 통한 듯 너무나 짜릿하고 행복하다. 하지만 손을 잡았을 때의 짜릿함은 이내 적응된다. 이제 손을 잡는 것 가지고는 이전의 짜릿함은 느낄 수 없다. 더 큰 자극을 원한다. 포옹을 하고 싶다. 포옹을 처음 한 순간은 세상을 다 얻은 듯하다. 그런데 포옹도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일상적인 행동이 되어 버렸다. 이젠 뽀뽀도 하고 싶고 키스도 하고 싶다.

자극은 이렇듯 내성이 생긴다. 그리고 이전보다 더 강한 자극을 원한다. 계속해서 강한 자극을 제공하지 못하면 불행하다고 느끼게 된다. 그래서 쾌락을 쫓는 삶은 우리를 망가트린다.

자극적인 것을 쫓아 살지 말자. 자극은 몸에 있는 행복감을 느끼는 센스를 무디게 만들 뿐이다. 심플하게 살아야 한다. 단순하고 담백하게 삶을 살아야 한다. 자극이 많을수록 만족감을 느끼기보다 공허함을 더 느낄 뿐이다. 무언가를 가진다는 건 만족감을 주기보다는 우리가 가지지 못한 것을 알게 하고 더 가져야 할 것이 많다는 걸 알게 할 뿐이다. 10억 원 가진 사람보다 100억 원 가진 사람이 더 욕심이 많듯.

행복은 지금 갖고 있는 것에 만족할 때 생겨난다.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면 더 많은 것을 가져도 만족하지 못하는 법이다. 현재 가진 것에 만족하고 늘 감사하는 삶을 사는 것이 행복의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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