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피아니즘의 정수, 피아니스트 이미숙 독주회
러시아 피아니즘의 정수, 피아니스트 이미숙 독주회
  • 황인옥
  • 승인 2019.04.2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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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수성아트피아 무학홀에서
7년간 현지유학 음악 깊이 체득
피아니스트 10대 로망곡 중
‘무소르크스키’ 곡 전곡 연주
이미숙
피아니스트 이미숙.

 


“러시아 음악만으로 독주회를 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용기를 냈어요.” ‘러시아 음악으로 독주회를 여는 것이 의아하다’고 하자 피아니스트 이미숙의 미간이 살짝 흔들렸다. 부담감과 설레임이 교차하는 듯했다. 테크닉면에서 어렵기로 정평난 러시아를 비롯한 동구라파 음악만으로 독주회를 꾸리는 것이 일종의 도전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이미숙이 “러시아 작곡가들의 피아노곡은 테크닉에 있어 제한을 두지 않지 않아 연주자에게는 도전”이라고 하면서도 “7년간 러시아에서 유학하면서 온몸으로 체득한 러시아 음악의 특성과 정서를 잘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피아니스트 이미숙 아홉 번째 독주회가 오는 30일 오후7시 30분에 수성아트피아 무학홀에서 열린다. ‘스크리아빈(1872-1915)의 프렐류드 Op.11’, ‘차이콥스키(1840~1893) : 둠카 작품 59 C단조, 프로코피에프(1891~1953) : 소나타 3번’과 ‘작품28 A단조’, ‘무소르크스키(1839~1881) : 전람회의 그림 전곡’ 등을 연주한다. 러시아 음악 애호가라면 놓치면 아까운 공연이다.

이미숙은 7년간 러시아에서 유학한 러시아통(通)이다. 경북대학교 음악학과 졸업 후 차이코프스키가 졸업한 세계 3대 국립음악원인(구 레닌그라드 국립음대)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국립음대 주최 Master Class과정을 한국인 최초로 이수했고,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국립음대 피아노과 석사 및 연주학 박사를 받았다. 그녀가 유학길에 오른 1992년도만 해도 러시아는 구 소련의 개혁 개방 이후 연방제 국가로 출범한 직후였고, 이미숙은 러시아 첫 한국 유학생에 속했다.

“그때는 우리나라에서 러시아 음악은 차이코프스키나 라흐마니노프 정도만 알려져 있었어요. 러시아는 우리에게 너무 먼 나라였어요.”

막상 러시아의 음악 환경 속으로 편입되자 이미숙은 쾌재를 불렀다.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보이는 음악 천재들만 뽑아서 집중 트레이닝을 시킨 후 음악전문대학으로 보내는 러시아의 국가음악인재 양성 프로그램과 광활한 러시아 음악의 실체를 제대로 배우고 경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차올랐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그들의 수준에 주눅이 들었다 이미숙이 “어린시절부터 좋은 선생에게 집중 교육을 받은 천재들 틈에서 경쟁하는게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한국인 특유의 열정과 끈기로 이내 러시아 음악의 정서 속으로 녹아들어 갔다. “러시아는 끝없이 펼쳐지는 평지와 숲이 특징인 광활한 대자연을 가진 반면 겨울이 춥고 길어요. 사색적이고 사조적인 슬라브족의 민족성은 그런 것과 무관치 않죠.”

이미숙도 일찍부터 피아노로 두각을 드러냈다. “초등학교 시기부터 피아노 잘 친다”는 소리를 들었고, 숙명적으로 피아노와 사랑에 빠졌다. 쇼팽의 곡을 들었을 때 “세상에 이런 세계도 있구나”하는 감명을 받았다. 리스트의 ‘헝가리 랩소디’를 들었을 때는 “가슴이 미어지는 것”만 같았다. 유학 시절 일주일에 3일씩 레슨을 받는 강행군을 하면서도 환희와 기쁨에 빠져들 만큼 그녀에게 피아노는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었다. 피아노 바보인 이미숙의 연주 스타일은 러시아 음악의 특징을 쏙 빼닮았다. 스케일이 크고 남성적인 파워로 청중을 압도한다. “선생이나 학생이나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시스템에서 공부한 것이 돌이켜보면 큰 행운이었던 것 같아요.”

귀국 후 경북대학교와 대구가톨릭대 등에서 외래교수를 역임한 바 있으며 해외 국제음악콩쿨 외 대구예술대와 대신대학교와 영호남 교류음악콩쿠르 등에서 심사위원으로 활동을 했다. 남서울예술종합학교, 한국국제예술원을 역임했다. 현재 경북대학교에 출강하고, 현대피아노음악 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서울을 기반으로 연주활동과 반주활동 및 후학양성에 힘쓰고 있다. 8년만의 독주회지만 연주활동과 반주활동 그리고 후학양성 등 피아노와 늘 함께 해와 공백은 느껴지지 않는다.

이번 독주회의 연주곡인 ‘무소르크스키(1839~1881) : 전람회의 그림’은 러시아 고유 민요 정서를 모티브로 한다. 대개 오케스트라곡으로 작곡됐다 피아노 곡으로 편곡되는 것에 비해 피아노곡으로 작곡됐다. 피아니스트들의 최고 마지막 연주 로망곡 10곡 중 하나로 꼽힌다. 이미숙은 우리나라에서는 드물게 이번에 이 곡을 전곡 연주로 선사한다.

“한창 배움의 시기인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을 러시아에서 보냈어요. 제 안에 있는 절반의 러시아 기질과 러시아의 피아니즘을 이번 연주에서 제대로 펼쳐내고 싶어요.” 전석 초대. 053-421-7880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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