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을 알아야 총기범죄를 막을 수 있다
총을 알아야 총기범죄를 막을 수 있다
  • 승인 2019.04.25 22:1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수진 前 한국총포협회 중앙회 회장
오수진 前 한국총포협회 중앙회 회장

 

지난해 식당업을 하는 50대 여성이 식당운영이 어렵게 되자 혼자서 못 박는 타정총을 들고 은행을 털었다. 그러나 타정총은 총구를 벽면에 밀착하고 누르면서 방아쇠를 당겨야 못을 박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여성은 은행벽면에 못 6발을 발사하여 꽝 하는 소리로 은행직원들을 위협하고 현금 2천754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고 하니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

은행직원들도 군에 갔다 온 분들이 많고 장총, 소총, 권총 등의 외형과 발사원리를 잘 알 것인데 이런 허술한 방법에 속았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2015년 두 차례 엽총사건으로 8명이 목숨을 잃자 일부 방송은 엽총으로 수박과 맥주병을 깨뜨리는 화면을 보여주면서 엽총이 ‘수박과 맥주병’을 산산조각 낼 수 있는 위력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공기총도 수박과 맥주병을 깨뜨릴 수 있는데 하물며 엽총은 공기총 위력의 20배가 넘는다는 사실을 몰랐을까, 아니면 엽총위력을 극명(克明)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을까?

총포화약법(약칭)시행령제6조의2는 ‘분사기(가스총)는 사람의 활동을 일시적으로 곤란하게 하는 최루 또는 질식 등의 작용제를 내장된 압축가스의 힘으로 분사하는 기기’라고 정의하고 있어 실제 권총과 모양이 동일해도 약제 통에 ‘내장된 압축가스’가 없으면 허가 없이 제조, 판매, 소지할 수가 있다. 허가 없이 소지할 수 있는 분무기는 아이들 장난감 물총처럼 방아쇠를 연속하여 당겨주면 약제 통에 공기가 들어가면서 약제를 밖으로 밀어내는 원리다. 이런 원리는 가정에서 빨래를 다림질할 때 물을 뿌리는 분무기로 이해하면 되는데, 다림질할 때 사용하는 분무기는 작은 입자의 물방울이 넓게 퍼져 나가지만 호신용 분무기는 ‘내장된 압축가스’가 없기 때문에 약제를 한 줄로 모아야 2m이상 날려 보낼 수가 있어 범인얼굴을 맞힌다는 것은 매우 힘이 든다.

그러나 압축가스가 내장된 가스총은 작은 입자가 반경 50cm가량 원을 그리며 3m이상 날아가므로 범인의 얼굴을 쉽게 맞힐 수 있다.

따라서 허가제품과 비허가 제품의 성능이 확연히 다르지만 비허가 제품이 시중에 많이 유통되고 있는 것은 분무기의 성능을 잘 모르고 구입하는 것으로 보인다.

총포화약법(약칭)시행규칙제2조의3은 전자충격기의 성능기준에서 실효전력, 절연상태, 실효전류, 최대전압 등 전류와 전압의 상한선만 규정하고 하한선이 없어 전자충격기로서 성능이 떨어지는 제품도 허가를 얻어야 했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