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별처럼
보이지 않지만
어디선가 너를 위해 핀
그가 꽃이다
누가 찾지 않아도
제자리 거기서
그저 웃고 있는 그가
진정 꽃이다
우연 아님 필연으로
언젠가 스친
이름 모를
이름 있는
하나 혹은 무수히
그가 너의 꽃이다
<시작 노트: 인터넷 SNS 시대에 자천 타천으로 누군가 혹은 무엇에게 눈도장 찍으려는 사람들 부지기수다. 물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아무것 얻을 수 없는 시대 탓도 있지만 단지 그것만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그의 꽃도 어딘가 있음을 그리고 한 가지 더 있다면 그들 자신도 누군가의 꽃이 되어 보길 바랄 뿐이다. >
◇권순학은 대전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제어계측공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본 동경공업대학에서 시스템과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2012년 『시와시학』으로 등단하였으며 시집으로 『바탕화면』,『오래된 오늘』과 『그들의 집』이 있고 저서로 『수치해석기초』가 있다. 현재 영남대학교 기계IT대학 전기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고 한국시인협회 및 한국지능시스템학회 회원이다.
<해설> 김춘수 시인의 꽃은 내가 이름을 불어주어야 꽃이 된다고 했다. 내가 존재함으로 비로소 존재가 되는 것도 맞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내가 부르든 부르지 않든 꽃은 늘 그곳에 존재하고 있었다. 꽃을 꽃이라 느낄 줄 아는 마음, 어쩌면 그것이 시인이 시를 보는 눈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 찾지 않아도 제 자리 거기서 항상 웃고 있는 꽃이 되자. 스스로 꽃이 되자. -김부회(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