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현 위치 타당성 검토 우선”
류규하 구청장·오상식 구의장
서명도 않고 40분 만에 자리 떠
권영진 시장 “중구만의 청사냐”
결국 대구시, 7개 구·군만 서명
이날 오후 대구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신청사 건립 성공 추진을 위한 협약식에서 시청사의 현 위치 존치를 주장하는 류규하 중구청장과 오상석 중구의회 의장이 행사 시작 40여분 만에 협약 서명 없이 자리를 떴다.
류청장과 오의장은 시청 신청사 현 위치 존치의 타당성 여부부터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서명하지 않은 채 퇴장해 추후 공론화위원회의 청사 결정 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을 여지를 남겨놨다.
류 청장은 “현 위치 건립의 타당성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결과가 부적절하다고 나온다면 시청 이전을 위한 후보지를 신청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태일 신청사 건립 공론화위원장은 시청 신청사를 두고 똑같은 조건·상황에서 경쟁하는 형식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존치 여부를 먼저 검토하는 것은 어렵다고 답하며 언쟁이 이어졌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중구가 아닌 다른 곳에 시청을 새로 짓자는 시민의 의견도 있었기 때문에 여러 가능성을 두고 검토하는 것이지 시청 이전을 전제로 하는 게 아니다”라며 “중구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하니 공론화위원회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지켜보자”고 김 위원장을 거들었다. 중구청장의 거듭된 주장에 권시장은 “대구시청 청사가 중구 만의 청사냐”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류 중구청장은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되죠”라고 맞받았다.
시청 신청사가 중구가 아닌 다른 구·군으로 이전하게 될 경우 도심 공동화 문제 해결을 위한 ‘반대급부’ 마련 문제도 언급됐으나 김 위원장은 “정치적 거래 시비가 있을 수 있다”며 반대급부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배광식 북구청장·조재구 남구청장·류한국 서구청장·배기철 동구청장 등도 각자 의견을 말하며 논쟁은 40여 분 동안 이어졌고, 오후 3시 45분께 류규하 중구청장과 오상석 중구의회 의장은 서명하지 않은 채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결국 중구를 제외한 7개 구·군과 대구시, 대구시의회 등만 협약서에 서명하며 협약식은 마무리됐다. 협약서에는 △조례에서 정한 방법과 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결정될 수 있도록 상호 협력하고 그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과열 유치행위를 자제하고 예방할 수 있도록 다함께 노력한다 △공론화위의 과열유치행위 대응 방안, 후보지 신청기준, 예정지 선정기준, 부동산 투기방지대책 의결사항을 수용하고 이에 따른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협약식에 동참한 구청은 비공개 토론회에서 시민들의 알권리 차원에서 언론 광고와 현수막, 지역토론회 허용 등을 요구했고 공론화위원회측은 다음달 3일 공론화위원회 2차회의에서 적극 수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종현·장성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