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탄봉쇄에 경호권 발동 ‘막장 국회’
육탄봉쇄에 경호권 발동 ‘막장 국회’
  • 최연청
  • 승인 2019.04.25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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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4당 연대, 패스트트랙 놓고 종일 대치
더불어민주당·민주평화당·정의당·바른미래당과 제1야당 자유한국당은 25일 국회에서 선거제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법 등 사법제도 개편 관련 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여부를 놓고 하루 종일 정면 대치했다. (관련기사 참고)

법안을 제출하려는 4당과 이를 맨몸으로 막아선 자유한국당은 온종일 정면 충돌, 난장판을 방불케 했다. 이에 맞서 국회의장은 경호권을 발동, 국회 경위 및 방호원들이 투입돼 자유한국당 의원과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며 대치를 이어갔다.

이날 패스트트랙 법안들을 접수하는 의안과 앞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겹겹이 에워싸 육탄으로 법안 제출을 원천봉쇄 했다. 의안과가 봉쇄되자 여야4당은 이날 오후 6시께 공수처 설치법안을 팩스를 이용해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의안과 팩스가 파손돼 검경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을 추가로 제출하기 어렵게 되자 직접 법안을 인쇄해 의안과를 찾았다가 한국당 의원들과 충돌했다.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6시 45분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과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을 제출하기 위해 국회 본청 7층 의안과를 찾았지만 한국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가로막으면서 격한 충돌을 빚었다. 민주당 의원들이 도착하자 의안과 사무실에서 대기하던 한국당 의원들은 이를 물리력으로 저지했고 고성 속 밀고 당기기가 이어졌다. 민주당과 한국당 간 1차 물리적 충돌이었다. 의안과 사무실과 복도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한국당 의원들은 서로의 팔을 엮어 ‘인간 띠’를 만들어 민주당 의원들의 의안과 접근을 막으면서 “꼭 날치기를 해야 합니까. 민주당은 할복하라”,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이것밖에 안 되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20분간 사무실 진입을 시도하다 한국당의 강력한 저지가 계속되자 법안을 제출하지 못하고 일단 후퇴했고 원내지도부와 대책 회의를 열었다.

상황이 치열해지자 국회는 의안과에 경호권을 발동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이 같은 상황을 보고받고 국회 의안과에 경호권을 발동하는 것을 승인했다.

오후 7시 35분께 ‘2차 충돌’이 시작됐다. 국회 경위 및 방호원들이 투입돼 한국당 의원들을 떼어내려고 했으나 숫자에서 한국당 측에 밀리며 일단 철수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오후 8시께 의안과 앞으로 다시 갔으나 ‘인간 띠 방어막’을 친 한국당에 막혀 법안 제출에는 실패했다. 양당 의원과 보좌진, 국회 경호과 직원들까지 200명 가까운 사람들이 뒤섞여 몸싸움을 주고받으면서 7층 의안과 앞은 다시 난장판이 됐다. 멱살잡이와 심한 밀치기에 부상자 발생까지 우려됐고 급기야 구급차까지 출동했다. 한국당은 ‘국회의장 사퇴하라’, ‘헌법 수호’ 등 구호를 외치며 여러 겹의 ‘인간벽’을 유지했다.

잠시 숨을 고른 민주당 의원들은 오후 8시 30분께 법안 제출 3차 시도에 나섰다. 20여분 간 또다시 고성이 국회 본청을 가득 메웠고 격한 몸싸움이 연출됐다. 밤 9시30분 현재까지 의원과 보좌관 당직자까지 동원한 한국당의 의안과 앞 방어막은 더욱 두터워졌고 의안과 내부에도 4명의 한국당 의원들이 법안 제출을 막기 위해 대기했다.

이창준기자 cjc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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