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묵힌 이우환미술관 터에 꽃밭 만든다
10년 묵힌 이우환미술관 터에 꽃밭 만든다
  • 정은빈
  • 승인 2019.04.29 21: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구시, 건립 무산 후 방치하다
내년까지 ‘도시숲’ 조성하기로
주민 “경제효과 있는 개발 원해
하반기까지 행동 계획 정할 것”
대구시가 ‘이우환미술관’ 건립 무산으로 10여 년을 묵힌 달서구 성당동 터 개발 방향을 숲 조성으로 잡았다. 오랜 시간 개발을 기다린 주민들 사이에서는 실망감이 터져 나오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8일 달서구 두류공원 서쪽에 1만3천㎡ 규모 유채꽃밭을 조성해 개방했다. 도시공원관리사무소는 지난해 1월 수경지에 무단으로 설치된 경작지를 철거하고 수목을 정비한 뒤 같은 해 10월 유채를 파종했다.

대구시는 올 가을 이곳에 코스모스를 심고 내년에는 숲을 만들 계획이다. 대구시는 예산 30억 원을 들여 꽃밭 부지를 포함한 2만4천㎡에 ‘도시숲’을 조성한다. 올 하반기 설계를 실시하고 내년 초 도시숲 조성에 착공, 같은 해 말 완공할 예정이다. 부지 동북쪽에는 첨단시설을 갖춘 공연장이 들어서고 나머지는 조경지로 꾸며진다.

이 땅은 지난 2009년 대구시가 이우환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 미술관)을 세우려 매입한 부지다. 당시 대구시는 8억9천여만 원을 주고 성당동 468-1번지 외 27필지를 샀다. 하지만 미술관 건립은 지난 2014년 말 부정적 여론과 작품 매입비 부담, 이우환 화백의 반대 의사 등을 이유로 무산됐다.

이후 대구시는 뚜렷한 부지 개발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활용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만 했다. 방치된 동안 주민 일부는 이 땅에서 무단으로 파와 미나리 등을 길렀다. 이 때문에 이 땅은 주민들 사이에서 ‘미나리꽝’으로 불렸다.

도시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미술관 사업 표류로 부지가 방치되자 개발 전까지 꽃을 심어 관리하기로 했다”면서 “유채꽃밭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홍보되고 하중도 상춘객이 분산되면서 인근 커피전문점 등 상점에 매출 상승 등 효과를 보고 있다”고 했다.

동 인구를 늘릴 개발을 기대한 성당동 주민들은 대구시의 사업 계획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주민들은 지난 2012년 남중학교가 폐교된 후 상당수 젊은 세대가 지역을 떠나자 대구시에 미술관 터 개발을 요청해왔다.

손범구 지역사랑성당동발전협의회 대표는 “이 지역은 관광객이 몰려도 소비할 데가 없다. 부지 주변에는 임대업소나 노년층이 거주하는 주택밖에 없어 꽃밭이나 숲 조성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안 된다”면서 “10년 동안 공원 소음과 악취를 감수한 주민들이 경제적인 혜택을 보도록 공정하게 개발해주기를 바란다. 올 하반기까지 주민 의견을 수렴해 행동 계획을 정하겠다”고 전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다른 시설은 유치가 잘 안 되고 두류공원과의 조화를 생각해 조경지를 만들기로 했다. 대구를 대표하는 숲을 조성해 많은 시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