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 방향으로 이끌겠다”
지주들 “침해 당한 재산권
정당한 행사·합당한 보상을”
30일 수성구 범어동 수성구민운동장 게이트볼장에 모인 토지소유주 등 100여명의 시민들은 권 시장의 답변에 만족하지 못하고 언성을 높이거나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지주들은 책정된 감정평가액에 불만을 표시했는데 토지 소유주 배명자(여·80·대구 수성구 범어동)씨는 “범어네거리를 앞에 둔 수성구 범어동의 토지 보상 규모가 북구 읍내동의 자연녹지를 기준으로 정해진다면 누가 납득하겠느냐”며 “50년 이상 정당한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시는 지주들에게 상응하는 보상을 해야 마땅하다”고 목소리 높였다.
일부 수성구민은 범어공원의 존치를 주장했다. 무분별한 개발을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수십년 간 재산권을 제한당한 지주들은 “당신도 땅 가지고 있으면 그런 말 못한다”, “세금 내면서 자유를 침해당해 봤느냐”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권 시장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범어공원을 비롯한 46개의 장기미집행 공원의 토지를 대구시가 전부 사들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1조3천억 원 상당의 비용이 소요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수성구청과 협의해 범어공원 이해 관계자들과 소통하기 위한 대구시 직원을 수성구에 파견하는 등 별도의 창구를 만들도록 하겠다. 최대한 많은 (토지)소유자 분들과 구민들의 의견을 종합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권 시장은 지주들에게 범어공원에 설치된 철조망 철거를 요구했지만 범어공원 지주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를 거절했다. 한 지주는 “데모 몇 번 해서 정권도 바꾸는데 내 재산을 위해 철조망 하나 못치겠느냐”고 말했다.
권 시장의 소통은 3시간 넘게 이어졌지만 지주들의 반발은 계속됐다. 범어공원 내 토지소유주 박춘기(65·대구 수성구 범어동)씨는 “여러 방안을 얘기했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오랜 시간 침해당한 재산권의 정당한 행사와 이에 대한 대구시의 진정성 있는 사과다”라며 “대구시가 계속 지주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감정가만 언급하는 것은 잘못된 처사다”고 비판했다. 한편 일부 참석자들은 이러한 소통의 자리가 마련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환영하기도 했다.
석지윤기자 aid1021@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