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외교부재 언제까지 갈 것인가
정부의 외교부재 언제까지 갈 것인가
  • 승인 2019.05.0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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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외교부재가 너무 오래 지속되고 있다. 한반도 주변의 강대국들은 활발한 정상외교를 펼치며 서로가 자국의 이익을 최대한으로 도모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북한만 바라본 채 외교적 고립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통적 우방인 미국이나 일본과의 관계가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이나 러시아와의 관계도 좋은 편이 아니다. 정부는 ‘오지랖 넓다’는 민망한 소리까지 들어가며 오직 북한에게만 매달려 있다.

한미관계는 지난 달 22일 있었던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의 기자간담회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이날 해리스 대사는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비핵화 중간단계인 ‘굿 이너프 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사실 중간단계가 뭔지 나는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해리스 대사는 “비핵화까지는 대북제재 해제는 없는 것인데 한국 정부는 나와는 중간단계에 대해서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맹방끼리 정보교환도 없다는 말이다.

일본 정부도 최근 한일관계에 대해 “엄중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우리의 외교백서에 해당하는 외교청서의 올해 판에 이런 내용을 담았다. 일본 외무성은 지난번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관련 판결에 대해 한국 측을 상대로 “국제재판과 ‘대항조치’를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고려해 적절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외교청서에 ‘한국과의 미래지향적 관계’란 말도 빠졌다. 한일관계가 살얼음처럼 위태위태하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이나 러시아와의 외교관계가 원활한 것도 아니다. 최근 들어 북·중 정상회담이 4번이나 있었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대중관계를 개선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한국의 사드 배치 등에서 중국은 오히려 한국을 더욱 압박해 오고 있다. 러시아에 대해서도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달 25일 정상회담을 통해 ‘체제 보장’을 담보 받는 등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한국 외교는 러시아에 대해서도 손을 놓고 있다.

오직 북한에만 매달려 있는 것이 한국 외교이다. 그러나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성과는 거의 전무하다. 지난 해 4·27 판문점 선언이 있었지만 우리만 군사합의 등을 이행하고 있을 뿐 북한은 요지부동이다. 마침내 북한으로부터 되돌아 온 것은 ‘오지랖’ 발언뿐이다. 세계의 정치, 경제, 군사 대국 1, 2, 3위의 국가와의 우호관계를 포기해가면서 북한에 올인한 결과가 그것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외교의 기조를 180도 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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