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그림, 상상화 구상하기
어린이 그림, 상상화 구상하기
  • 이명주
  • 승인 2019.05.06 20: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명주의 어린이 그림교육 칼럼
이명주 (서양화가, 전 대구초등미협회장·대구달성초등교장회 회장)
이명주 (서양화가, 전 대구초등미협회장·대구달성초등교장회 회장)
어린이들이 그림을 그릴 때 무의식중에 가장 많이 그리는 그림이 상상화이며 가장 그리고 싶어 하는 그림도 상상화입니다. 상상력을 거리낌 없이 표현할 수 있는 어린이는 생활 속에서의 욕구불만이 해결되어 성격형성에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상상화를 어떻게 하면 잘 그릴 수 있을까요? 오늘은 상상화 구상하는 방법을 순서대로 생각해보기로 해요.

먼저 자신이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그림의 주제를 선택합니다. 그러려면 머릿속에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가 그려지는 주제가 무엇인지 먼저 생각합니다.

그리고 싶은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가 생각나면 이러한 이야기의 주인공은 누구로 할지, 부주인공과 엑스트라는 누구로 할지, 배경은 무엇으로 그려 넣을지, 도화지는 가로 또는 세로 어느 쪽으로 길게 놓을지, 머릿속에 도화지를 놓고 상상해봅니다. 눈을 감고 상상한다면 주변 상황에 의해 방해받지 않을 수 있어서 도움이 됩니다. 상상이 70% 이상 이루어졌을 때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또한 어떤 그림이라하더라도 자기 자신이 그 자리에 없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세상의 중심은 ‘나’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그림의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위치할지도 생각해둡니다.

이 때, 주인공은 반드시 사람이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생물체이거나 무생물이어도 됩니다. 예를 들어 도깨비 세상을 그린다면 삐죽삐죽한 도깨비 방망이를 손에 들고 있는 도깨비 두목이 주인공이 되어도 좋으며 도깨비나라의 도깨비 집을 주인공으로 설정해도 좋을 것입니다.

주인공이 설정되었으면 부주인공을 설정합니다. 부주인공은 주인공을 강조하고 보조하는 역할을 합니다. 부주인공을 누구로 또는 무엇으로 하느냐에 따라 주인공이 누구인지 더욱 강조되고 알아보기가 쉽습니다. 예를 들어 커다란 박을 주인공으로 그렸다면 박을 타다가 놀라 뒤고 넘어진 흥부와 흥부 아내가 부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 순서는 엑스트라입니다. 엑스트라는 주인공과 부주인공의 역할에 이야기의 배경을 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엑스트라는 풍부한 기억력과 상상력을 발휘해서 최대한 다른 사람이 흔히 생각하지 않는 재미있는 이야기로 꾸며야 합니다. 예를 들어 위의 흥부와 흥부 아내가 부주인공이라면 흥부의 많은 아이들이 뒤에서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이럴 때 엑스트라는 흥부의 아이들이 되겠지요?

엑스트라를 구상했다면 그 다음은 배경처리입니다. 주인공과 부주인공, 엑스트라를 그려놓고 남는 도화지의 여백을 살려 그림 속 이야기를 잘 이해할 수 있는 배경으로 채우기 위해 가장 적합한 모습을 상상합니다.

흥부놀부 그림에서 배경처리는 커다란 박이 주렁주렁 달린 초가집이나 또 다른 어느 곳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모든 구상하는 과정은‘이렇게 그려도 될까? 라는 의문이 아닌 ‘이렇게 그려도 된다.’는 믿음을 갖고 진행합니다. 그림 속의 세상은 어느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나’만의 세상입니다. 그래서 그림은 그릴 때 행복한 것이며 다 그린 후에도 완성된 작품을 보며 내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또 무엇을 원하는지 찾아낼 수 있고 남에게도 설명할 수 있는 것입니다.



(출전: 이명주 저, ‘너,그림 잘 그리고 싶니?’)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