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반점', ‘상장 부자’ 사장님, 3천 원 자장면
'영화반점', ‘상장 부자’ 사장님, 3천 원 자장면
  • 이아람
  • 승인 2019.05.0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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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가량 가격 올리지 않아
재료는 품질 좋은 것만 사용
맛·양은 고급 중식당 못잖아
자율방범·의용소방대 등 활동
이웃들 돕는 일에 보람 느껴
착한가격 장사, 만족감 두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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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 이곡동에 있는 영화반점 전경.

 

착한가격 이 업소, 달서구 이곡동 ‘영화반점’

“여기 자장면 소스 좀 더 주세요.”

손님 중 한 명이 손을 번쩍 들고 주문했다.

“더 넣으면 맛이 짤 텐데…잠깐 기다려봐요.”

강정석(56) 영화반점 사장은 손님의 자장면 그릇을 슬쩍 보곤 이렇게 말했다. 금방 준비된 소스에는 면도 한 움큼 얹어졌다.

갓 나온 자장면의 더운 김에서 고소한 돼지고기 냄새가 풍겼다. 강 사장의 넉넉한 인심을 받아 든 손님은 옆 사람도 군침이 돌 만큼 맛있게 먹기 시작하더니 매우 만족한 표정을 하고 식당을 나섰다.

이처럼 인심 좋은 강 사장의 3천 원 자장면은 10년 가까이 대구 달서구 이곡동 한 골목을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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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수를 넣은 춘장에 품질 좋은 재료를 충분히 볶아 불향이 은은하게 배인 자장면 3천 원.

저렴한 가격에도 맛과 양은 고급 중식당 못지않다.

강 사장이 직접 육수를 우려내 만든 자장은 깊은맛이 베여 있다. 돼지고기, 양배추, 양파 등을 비롯해 자장면에 들어가는 완두콩 하나도 품질 좋은 재료만 사용한다. 정통 중화요리 방식을 고집하고 있어 불 맛도 살아있다.

퍼주기식 장사를 하면서 자장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거의 없는 편이다.

그러나 식당 주변 성서고·선원초 학생들이 졸업한 뒤에도 사장님을 찾아 “역시 여기가 제일 맛있다”며 엄지를 치켜세우면 형언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낀다고 강 사장은 전했다.

강 사장은 “자장면 가격은 늘 변함이 없는데 책가방을 둘러매던 학생들이 어느새 내 키보다 커져서 정장을 차려입고 자장면을 먹으면 그렇게 대견하고 기쁠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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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반점 입구에서부터 눈에 띄는 각종 감사장, 표창장들.

영화반점에 들어서면 ‘감사장’, ‘표창장’ 등 여러 상장이 눈에 띈다. 성서파출소 자율방범대, 이곡동 자율방범대, 모범 착한가격업소 등 모두 다른 공로를 자랑한다.

강 사장은 “활동적인 성격이라 모임을 무척 좋아한다”며 “새마을 주민자치위원, 의용소방대 등 다양한 집단에 소속돼 남을 돕는 일이 보람있다”고 말했다.

영화반점은 2013년 5월31일 달서구청 한 직원의 소개로 착한가격업소에 이름을 올렸다. 자장면 가격이 한결같아 수입 등 고민이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런 때일수록 인원을 넉넉히 투입해 짧은 시간에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잘되는 장사의 비결이라고 강 사장은 귀띔했다.

달서구청의 종량제 봉투, 주방세제 등 생필품 지원으로 착한가격업소 가입은 대체로 만족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단다.

강 사장은 “박리다매로 중국집을 운영하면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나온다”며 “종량제봉투도 좋지만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스티커 등도 지원됐으면 좋겠다”고 구청에 바랐다.

이어 “착한가격업소에 가입하면 장사를 하면서 봉사를 하는 만족감이 두 배로 생긴다.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은 착한가격업소 가입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고 추천했다.

영화반점 주소: 대구 달서구 선원로37남길 20(이곡동 1356-8), 문의: 053-592-9166(착한 가격은 홀 손님 한정 적용).

이아람기자 ara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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