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쏘아올린 한반도 평화경제
대통령이 쏘아올린 한반도 평화경제
  • 승인 2019.05.0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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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남북평화의 염원이 지나치게 넘쳐서 현실적으로 아무런 변화도 없는데 생각으론 압록강 두만강을 넘어 대륙으로 뻗치고 있다. 취임2주년을 맞은 문재인대통령이 독일의 한 언론에 기고한 글에는 한반도에서 총성은 사라졌고 신한반도체제의 평화경제가 펼쳐졌다고 했다. 1980년의 5·18이 촛불혁명과 광주형일자리로 이어졌다며 평범한 사람들의 공정한 일자리가 이들이 염원하는 나라라는 주장을 펼친다. 누구나 원하는 만큼 공부하고 꿈을 찾을 수 있는 나라를 만들고 있다고 하지만 현실은 좀 다르다.

한반도의 총성은 한번도 없어본 적이 없다. 심지어 며칠 전에는 북한이 미사일을 쏘아 올려 다른 어느 때보다 심각한 긴장상태이다. 2017년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한반도를 혼란으로 몰아넣고 미국과 북한의 회담으로 이어지면서 우리정부는 남북평화무드를 돋궈왔다. 판문점·평양선언이 어떻게 얼마만큼 지켜질지는 누구도 모르는 가운데 우리는 최전방의 초소까지 폭파하여 제거했다. 그런데 지난 4일 북한은 한반도 전체가 사정거리 안에 드는 미사일을 동해로 쏘는 시연을 했다. 이 탄도미사일에는 핵탄두도 달 수 있고 생화학 무기를 장착할 수도 있다. 북한이 위협하는 대상이 미국이 아닌 우리나라가 되어 직접 포격하는 현실이 다가서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정전 65년 만에 봄이 왔다고 하지만 한반도에 봄은 아직 이르다. 북한의 약속을 신뢰하기에는 그들이 그동안 깨버린 약속이 너무 많다. 또한 그들이 약속을 지키기엔 유혹도 많고 그리 연약한 체력도 아니다. 평화로 함께 잘사는 나라로 가는 길은 쉽지 않다. 그 길에는 많은 돈이 필요하고 이해와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북한을 1도 신뢰하기 어렵다. 개인적인 공감과 이해가 다를 수는 있겠지만 정전이후 그들을 연구한 학자로서는 공감대가 전혀 서지 못하는 이야기이다. 냉혹한 현실을 바라보면 이루어질 수 없는 염원이다. 또한 북한의 비핵화로 북미수교를 이룬다고 하지만 북한과 미국은 아직 아무것도 이루어낸 것이 없다. 미국이 원하는 완전 비핵화는 핵무기를 모두 내놓고 전면투항하면 경제투자를 하겠다는 것인데 북한으로서는 할 수 없는 것들이다. 북한에 핵무기가 있기 때문에 미국을 협상의 자리에 끌어낸 것이다. 무엇보다 현존하는 최강의 무기를 스스로 내놓을 리가 없다. 북미관계도 남북관계도 현실적인 시점과 기고 내용과 많은 차이가 있다.

지금 우리나라가 혁신적 포용국가를 지향하며 누구나 걱정없이 안락한 삶을 누리기엔 눈앞에 과제가 너무 많다. 침체되는 경기에 하나둘씩 나라를 떠나는 기업들, 그리고 일자리를 찾기에 지친 청년들, 갈 곳 없는 중장년층 등 나라 전체가 해결할 일들이 너무 많다. 동력을 잃어가는 산업근간은 새로운 동력을 찾아줘야 하고 꿈을 잃어버린 국민들에게는 희망을 심어주어야 한다. 한강의 기적이라고 간신히 이루어낸 현대화의 성과들이 한계를 다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보강하고 새로운 동력으로 교체가 필요했음에도 성과를 노린 정권들의 안일함에 시기를 놓쳤다. 혁신성장이라는 기적에 가까운 성과를 이루어내려면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말이 앞서기 전에 정지작업이 이루어지고 단계별 준비가 먼저 진행되어야 한다.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를 논하기 전에 우리 경제와 안보를 먼저 짚어야 한다. 북한과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끊임없이 평화를 시도하여 남북의 정상이 파격의 행보를 이룬 것은 나름 성과였다.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들은 그대로 그 자리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2차 북미회담이 제자리를 걸었을 때 북한도 미국도 서두르지 않았다. 서로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았기 때문이다. 그 사이에서 다급한 모양새를 취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북한과 미국의 중재자가 되겠다고 자청했지만 미국의 마음도 북한의 마음도 얻어내지 못했다. 초반에 북한과 미국이 불같은 성격을 드러내며 퍼붓던 언어도발까지 이제는 자제하며 서로의 견제에 들어갔다. 특히 내년에는 미국의 대선이 있어 올 한해 북미의 관계는 첨예한 신경전을 펼칠 것이다. 우리는 기고문처럼 꿈을 꿀 수 없다. 아니 꿈을 펼쳐서도 안 된다. 냉엄한 현실을 자각하고 스스로의 상황파악부터 해야 한다.

현재를 사는 우리 국민들은 하나같이 정말 살기 힘들다, 어렵다는 말을 거듭하며 하루를 보낸다. 특히 자영업이나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더 그렇다. 이러한 현실감이 구중궁궐에는 전해지지 못한 모양이다. 평범한 국민들은 선순환적 평화경제에 의지가 없다. 평범한 시민들은 어려움 없이 생활하는 것이 먼저다. 하고 싶은 일자리를 찾아내서 원하는 급여를 받으며 가정을 꾸려나가는 것이 소원이다. 문재인대통령은 아직 이루어진 것이 하나도 없는 현실의 바닥에서 너무도 높은 곳을 바라보는 염원을 쏘아 올렸다. 기고로 본 대통령의 의중이 현실과, 국민과 너무도 떨어져 있음이 작금의 정치 현실이 아닌가 하여 우려를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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