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
사기꾼
  • 승인 2019.05.0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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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사람향기 라이프디자인 연구소장)
개인적으로 나는 사기꾼이 싫다. 물론 모든 사람이 사기꾼을 싫어하겠지만 나는 유독 사기꾼이 더 싫다. 그들은 사람의 영혼을 가지고 장난을 치기 때문이다.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사람을 믿는 마음이다. 사기꾼은 그 마음에 상처를 주고, 사람을 더 이상 믿지 못하게 하는 아주 나쁜 인간들이다.

본격적으로 사기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전 사기꾼에 대한 정의부터 살펴보자. 사기꾼은 남을 속여서 자신의 이득을 취하는 사람을 이야기한다. 그들은 정당하게 일하고 자신의 노력에 의해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믿음을 팔아서 돈을 번다.

정치인이 당선되기 전 유권자들에게 말한다. “지역의 일꾼이 되겠습니다. 지역민들을 섬기는 종이 되겠습니다.” 당선이 된 후 지역의 일꾼이 아니라 주인으로 군림하려고 한다면 그는 사기꾼이다. 유권자들을 속여 이익을 보았다면 분명 그는 사기꾼이다.

결혼하기 전 남자가 여자에게 말한다. “언제나 당신을 공주처럼 아끼고 사랑하겠습니다.”여자도 남자에게 말한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당신을 존경하며 살겠습니다.” 결혼 한 후 공주처럼 아끼겠다는 말은 어디 가고 아내를 무시하고 힘들게 하는 남편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존경하며 살겠다던 마음은 어딜 가고, 능력 없다고 무시하고 구박하는 아내가 바로 사기꾼이다. 결혼할 때는 사랑하겠다고 말하고 결혼을 하고 난 뒤 함부로 막 대한다면 그가 바로 사기꾼이다.

자녀가 태어나기 전에는 부모들이 말한다. “아이들을 존중하며, 아낌없는 사랑을 주겠습니다. 행복한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아이들이 좋아하고, 관심 있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고 아이들을 키우겠습니다.”이렇게 말하던 부모가 아이가 자라면서 힘이 있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함부로 대하고 학대한다면 사기가 아니겠는가? 아이들이 좋아하고 관심 있는 일이 아니라 부모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일을 위해 아이들을 키운다면 그것이 사기가 아니겠는가?

어버이날이되면 카네이션 만들어 부모가슴에 달아주며 “부모님 은혜 감사합니다” 얘기하며 어른이되면 효도하겠다 해놓고 나이가 들어 부모가 돈없고 약해지니 무시하고 은혜를 잊어버리는 자녀 또한 사기꾼이다.

좋은 물건을 양심으로 팔아서 큰 이익 남기지 않겠다며 장사를 시작해 놓고 손님이 좀 많아지면 물건의 질을 속이고 가격을 속이고, 손님이 먹다 남은 음식을 다시 다른 손님에게 내는 것이 사기가 아니겠는가?

그러고 보면 우리 삶 속에 사기꾼이 차고 넘친다. 자신들은 절제하지도 않고, 이웃을 사랑하고 섬기지 않으면서 신도들에게만 절제와 사랑을 이야기하는 종교인이, 학생들에게 진리가 아닌 거짓을 가르치는 선생이, 가난할 땐 돈을 많이 벌면 이웃의 가난한 사람을 위해 쓰겠다고 해놓고 돈을 많이 벌고 난 뒤 가난한 사람들을 더 무시하는 졸부가, 사람의 생명을 소중히 다루겠다고 선서해놓고 사람의 목숨을 경시하는 의사가,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공명정대하게 판결을 하겠다고 해놓고 돈과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해 그릇된 판결을 내리는 판사가 있다면 그들이 바로 사기꾼이다.

사기 중에 가장 큰 사기는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속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오늘은 우리 속에 살고 있는 사기꾼에게 한마디씩 해주자. “방 빼”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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