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잇단 ‘러브콜’에 北 반응 관심
日 잇단 ‘러브콜’에 北 반응 관심
  • 최대억
  • 승인 2019.05.0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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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조건 없는 대화’ 제의
2년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뒤 30번째 전화회담을 하면서도 북핵 공조의 한 축인 한국은 뺀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 공조만을 강조해 온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북한에 던진 ‘조건 없는 대화’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받아들일 지 여부에 관심이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지난달 27일 워싱턴에서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발사체를 쏘아 올리면서 회동으로부터 불과 8일 만에 전화통화를 하며 미일 동맹을 과시했다.

아베 총리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또 (북일)정상회담(의 필요성)에 대해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도,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도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문 대통령 관련 언급을 쏙 뺀 아베 총리는 이날 “국제사회와 연계하면서 북한 정세를 포함한 지역의 평화와 안전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아베 총리가 “북한 관련 모든 측면에서 의견일치를 봤다”고 밝힌 점에 미뤄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 가운데 북일 정상회담의 조기 실현 의사를 타진할 계획이지만, 북한이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앞서 일본은 작년 초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전후만 해도 한반도 화해 분위기를 북한의 ‘미소 외교’라고 깎아내렸고, 이후에도 ‘북한에 대한 압력 강화’를 줄기차게 강조해왔다.

하지만 일본 국내에서 일본만 한반도 화해 분위기에서 빠져 있다는 ‘재팬 패싱’ 논란이 제기되자 올해 연초부터는 북한에 대한 우호적인 발언이 부쩍 많아졌다.

아베 총리는 지난 1월 국회 시정연설 이후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마주 보며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발언을 반복하며 북한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일본은 지난 3월에는 북한을 신경 쓰며 이전 11년간 EU와 공동 제출했던 유엔 인권이사회의 대북비난 결의안 작성에서 빠졌고, 지난달 나온 외교청서에는 예년에는 있었던 ‘북한에 대한 압력’이라는 표현을 삭제하며 북일 정상회담 성사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일본 정부의 바뀐 대북 협상 방침은 북한의 그간 주장을 수용한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납치문제는 이미 해결이 끝난 일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는데, 일본은 방침 변경을 통해 ‘납치문제의 진전’을 북일 협상의 전제조건에서 뺐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반복해서 밝힌 것도 고려해 북한이 요구할 경우 식민지 지배 과거 청산 문제에 대해서도 북한과 대화를 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가 ‘조건 없는 북일 정상회담’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온 데에는 한반도를 둘러싼 ‘재팬 패싱’ 상황에서 벗어나기 좋은 상황이라는 판단과 북한과의 대화를 올여름 참의원 선거에 적극적으로 이용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최대억기자 cde@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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