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곳의 사람을 기쁘게 하면 먼 곳 사람은 저절로 온다(悅近來遠)
가까운 곳의 사람을 기쁘게 하면 먼 곳 사람은 저절로 온다(悅近來遠)
  • 승인 2019.05.0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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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규
전 중리초등 교장
알콩이와 달콩이 오순이 도순이가 함께 살고 있는 곳이 있다. 알콩이는 공작의 수컷을 말하고, 달콩이는 암컷이다. 오순이는 토끼의 수컷을 말하고, 도순이는 암컷이다. 동화 같은 이야기일 런지는 모르지만 달성군 하빈면에 있는 대구동곡초등학교의 사육장엔 실제 공작 한 쌍과 토끼 한 쌍이 한우리 속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 알콩달콩 오순도순 살아가고 있다.

주위엔 등나무가 허드레지게 꽃을 피우고, 기둥을 줄기차게 감아 올라간 줄 단풍이 한창 연두색에서 초록으로 변하고 있었다. 학교 뒤편에는 식물 가꾸기 체험장도 있고 야트막한 산책길 동산도 있었다.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학교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정말 즐거울 것이다. 함께 생활하는 교직원들과 학부모들도 모두 행복할듯하다. 가르침이 기쁘고 배움이 즐거운 학교이리라.

전체가 함께 함으로 값지게 얻어지는 것은 ‘화합’이다. 화합은 갈등에서 벗어나 화목하게 잘 어울리는 것이다. 칡은 자라면서 왼쪽으로 감고 올라가고, 등나무는 오른쪽으로 휘감겨 올라가며 자란다. 칡과 등나무가 함께 자라면 ‘갈등(葛藤)’이 된다. 그러한 엉킴이 없어야 화합이 된다. 집안에 갈등이 생기면 콩가루 집안이 된다. 사회에 그런 갈등이 일어나면 혼란이 생긴다. 갈등은 어떠한 경우에도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열근래원(悅近來遠)’이라는 말이 있다. ‘가까운 곳의 사람을 기쁘게 하면 먼 곳의 사람은 저절로 온다.’는 뜻이다. 중국 초나라의 섭(葉)땅을 다스리던 섭공(葉公)이 공자를 만났다. 대뜸 공자에게 “정치란 무엇입니까?”하고 물었다.

공자는 “근자열(近者說)하고 원자래(遠者來)해야 합니다.”하고 대답했다. ‘가까운데 있는 사람들을 기쁘게 하고, 먼 곳에 있는 사람들을 오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말에서 유래한 말이 ‘열근래원(悅近來遠)’이다. 비단 정치뿐 아니라 매사에 이렇게 하는 것이 바로 화합이다.

그런데 겉으로는 좋아하는 척하지만 정말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는 것을 비유한 말에 ‘섭공호룡(葉公好龍)’이라는 말이 있다. 섭공은 용을 좋아하여 집안 곳곳에 용무늬의 그림을 그려 놓았다. 하늘의 진짜 용이 섭공의 집을 방문하였다. 진짜 용을 본 섭공은 혼비백산하여 달아났다. 섭공은 ‘용을 좋아하는 척~’ 하였던 것이다. ‘~ 척하는’ 사람이 있다면 화합이 안 된다. 반드시 살펴보아야 할 일이다.

사람들이 과거의 경험에 대해 평가를 내릴 때가 있다. 가장 절정을 이루었을 때와 제일 마지막의 경험을 평균하여 결정하는 규칙이 있다. 이것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피크엔드의 법칙’이라 하였다. 절정을 뜻하는 피크(peak)와 마지막을 뜻하는 엔드(end)가 결합된 말이기도 하다.

오래도록 좋은 기억을 가지려면 끝이 좋아야 함을 대니얼 카너먼은 가르치고 있다. 억지로 시켜서 웃는 박장대소의 웃음이 절정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가장 마지막에 감동을 받은 조용한 미소가 더 낫다는 의미일 듯하다. 사람의 기억은 주관에 따라 바뀐다. 실제 경험의 절대적인 시간과는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피크엔드의 법칙’은 ‘끝이 좋아야 한다.’는 우리나라의 속담과도 같다.

‘섭공호룡(葉公好龍)’의 고사도 섭공이 진짜 용을 보고 혼비백산했기 때문에 생겼다. ‘~ 아는 척, ~ 잘난 척엔 진심이 없음’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대구동곡초등학교 학부모 역량개발 강의를 대화식으로 하였더니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원래 대화의 윤리는 서로 간에 말을 주고받아야 한다. 그리고 말은 솔직해야 하고, 어떠한 말도 허용되어야 한다. 세 가지가 지켜질 때 대화는 성공적일 수 있다. 학부모들은 즐거워했고 나중에 전화로까지 고마워했다.

강의를 계획하고 실행하고 검증하는 일은 꼭 필요하다. 검증의 방법은 학부모들의 ‘강사평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 강사평가가 반성의 검증자료일 것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여야 할 좋은 것 세 가지를 심리학자인 마틴 셀리그만은 제시하였다. 첫째가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둘째가 ‘즐거웠던 것’이고, 셋째가 ‘감사한 것’이다. 이런 긍정적인 생각으로 ‘가까운 곳의 사람을 기쁘게 하면 먼 곳 사람은 저절로 오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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