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내리는
빗소리에
가슴은 젖어
바람 같이
잡을 수 없고
알 수 없는 물보라에
수북이 쌓인
이 그리움
빗속을 마냥 떠돌다가
젖은 상처 안고
추적추적
회상의 강변을 걷는다.
가다가 힘들면
여명의 푸른 창가에서
마음에 벽을 쌓아
아주 조금씩
나를 내려놓고
비우고, 또 비워 내면서.
◇강혜지 = 서울産. 한국방송통신대학 일본어학과, 월간광장 시부문 신인상, 한국 문인협회 회원, 한양문화예술협회 이사, 다선문인협회 운영위원, 한국미술인협회 회원. 2017년 대한민국 문예대제전 문화예술부문 심사위원,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상 수상(18), 불교TV 이사장상 수상(18)
<해설> 비에 젖은 사람이 길을 걷고 있다. 어떤 이는 우산에 부딪히는 빗소리를 즐기고 있고 어떤 이는 우울함에 잠겨 있다. 그 참 빗소리는 묘하다. 선자는 오늘따라 주변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고 후자는 아마도 사랑하는 사람이 곁을 떠나 있었나 보다. 빗소리가 슬픈 것은 내가 외롭다는 거다. 외로움은 그리움의 씨앗이니까.
-안종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