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명 묵던 호텔 방화…하마터면 대참사 날 뻔
40여명 묵던 호텔 방화…하마터면 대참사 날 뻔
  • 강나리
  • 승인 2019.05.1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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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만촌동 인터불고 별관서
50대, 휘발유 뿌리고 불 붙여
투숙객·직원 등 20여명 부상
용의자 체포…사건 경위 조사
인터불고화재현장내부3
15일 오전 9시 25분께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 별관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30여 분만에 꺼졌다. 사진은 화재현장 내부 모습.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15일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 별관에서 방화 사건이 발생했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 했으나 투숙객 등이 모두 신속히 대피해 연기 흡입 이외에 큰 인명피해는 없었다.

대구 수성경찰서와 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4분께 인터불고 호텔 별관 1층 로비에서 A(55)씨의 방화로 인한 불이 나 직원 휴게실 50여 평을 태운 뒤 40여 분 만에 꺼졌다. 이 불로 용의자 A씨가 양손에 2도 화상을 입었으며, 호텔 투숙객과 직원 등이 대피 중에 연기를 흡입하는 등 모두 27명이 피해를 봤다. A씨를 포함해 26명이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대부분 치료 후 당일 귀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 당시 호텔 별관에는 115개 객실 중 25곳에 투숙객 40여 명이 묵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 흡입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한 투숙객은 “방 안까지 연기가 들어온 상황은 아니었다. 이불로 얼굴을 감싸고 복도로 나갔더니, 복도에 이미 연기가 자욱해 비상지시등조차 제대로 안 보일 정도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화재 당시 호텔 비상벨과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은 정상적으로 작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고를 접수받은 소방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 소방차 50대와 소방관 150여 명을 투입해 진화를 완료했다.

수성경찰서는 방화 용의자 A씨를 현장에서 체포해 방화 동기 등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화재 현장에서 칼과 톱 등 공사용 연장과 기름통 5~6개가 들어있는 A씨의 차량을 발견했다. 경찰이 확보한 호텔 CCTV에는 A씨가 별관 1층 바닥에 휘발유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지르다가 손에 불이 붙자 놀라 달아나는 모습이 찍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방화 사실을 인정했으나, 범행 동기 등에 대해서는 횡설수설하거나 진술을 거부하는 태도를 보였다.

경찰은 이날 A씨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다. 마약 투약 여부와 함께 정신병력 유무, 호텔 내 카지노 출입 사실, 도박 실패로 인한 방화 가능성 등에 대해 다각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호텔 주변을 순찰하던 시설관리 직원 2명이 최초 화재를 목격하고 즉시 경보·대피방송을 해 투숙객을 신속히 대피시켰다”며 “건물 내부에 비치된 소화기로 소방관 도착 전까지 자체 진화를 시도해 참사를 막은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16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 현장감식 등을 진행해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강나리기자 nnal2@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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