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사라, 호텔에 불 질러라’ 마약 환청에 범행 저질렀다
‘기름 사라, 호텔에 불 질러라’ 마약 환청에 범행 저질렀다
  • 강나리
  • 승인 2019.05.16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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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불고 호텔 방화 동기는?
“교도소 동기에 필로폰 받아”
정신병력·마약 전과 확인돼
16일 오후 경찰, 국과수, 소방 등 합동감식반이 지난 15일 화재가 발생한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 호텔 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전영호기자
16일 오후 경찰, 국과수, 소방 등 합동감식반이 지난 15일 화재가 발생한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 호텔 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전영호기자

 

지난 15일 발생한 대구 인터불고 호텔 방화 사건은 정신병력이 있는 50대가 마약에 취한 상태에서 저지른 범행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방화 용의자 A(55)씨가 방화 혐의를 모두 시인했으며, 마약 투여로 인한 환청·환시 증상이 있는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간이 소변 검사를 한 결과 마약류 양성 반응을 확인한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교도소 동기를 우연히 만나 필로폰 가루를 받았다. 3일 전에 호텔에서 복용했다’고 진술했다. 마약 전과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범행 당일인 지난 15일 오전 대구 동구 한 주유소에서 20ℓ짜리 휘발유 8통을 구입했다. 이 가운데 6통을 호텔 로비에 부은 뒤 라이터로 불을 붙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기름을 사라, 빨리 호텔에 불을 질러라’, ‘누군가 널 죽이려고 따라온다’라는 환청이 들려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는 수년 전부터 과대망상과 환청 등의 증세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데다 올해에만 7회 가량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경찰이 파악한 병명은 ‘상세 불명의 비기질성 정신병’이다. 의사가 장기 치료를 권유했으나 본인 거부로 입원 치료는 받지 않았다.

인터불고 호텔 카지노 관계자와 고향 친구 사이인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48차례 이 호텔에 투숙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에 대해 현주 건조물 방화치상과 마약 투약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화재 피해자에 대한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과 소방당국, 국과수 합동 감식반은 16일 오후 현장감식을 진행했다.

앞서 A씨는 지난 15일 오전 9시 24분께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 별관 1층 간이 로비에 휘발유를 뿌린 뒤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A씨를 검거했다. 불은 호텔 관계자와 소방당국의 신속한 대처로 40여 분 만에 꺼졌다. 이 화재로 로비와 인근 직원휴게실이 모두 탔고 투숙객과 호텔직원 등 26명이 연기 흡입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A씨도 손 부위에 2도 화상을 입었다.

강나리기자 nnal2@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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