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맘들이 행동해야 유기동물 삶 바뀐다”
“캣맘들이 행동해야 유기동물 삶 바뀐다”
  • 정은빈
  • 승인 2019.05.1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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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동물 인식 개선’ 김하연씨 초청 ‘찰카기의 썰’ 강연회
“대구, 동물복지 정책 뒤쳐져
필요 대책 지자체 요구해야
선도적인 정책 이끌수 있어”
강연
19일 오후 ‘찰카기의 썰 - 길고양이 얼마나 알고 있니’ 강연에 참석한 40여 명이 길고양이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를 시청하고 있다. 정은빈기자

“길고양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10년 전과 다를 게 없어요. 여전히 학대 사건은 일어나고, 일부 시장에서는 ‘나비탕’이 팔리고 있지요.”

길고양이 등 동물을 상대로 한 학대 사건이 꾸준히 발생하는 가운데 유기동물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강연이 열렸다. 사진작가 겸 동물보호활동가 김하연(49)씨는 19일 오후 1~4시 대구 동구 신천동 대구신문 2층 강당에서 학생과 주부, 직장인 등 40여 명을 대상으로 ‘찰카기의 썰 - 길고양이 얼마나 알고 있니’ 강연을 진행했다.

김씨는 ‘동물 공존 도시’를 주제로 길고양이와 관련된 법률, 서울시 등의 동물 정책, ‘캣맘·캣대디(길고양이에게 밥 주는 여성·남성)가 길고양이 혐오자에게 대응하는 법’ 등을 강의했다.

김씨는 참석자들에게 유기동물에 관한 지자체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기를 주문했다. 이어 캣맘과 캣대디에게 필요한 대책을 지자체에 요구해야 정책 마련을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지난 3월 19일 ‘동물 공존도시’를 선포하고 3대 중점분야 27개 세부사업으로 구성된 ‘동물돌봄 체계’ 혁신안을 내놨다. 특히 서울 강동구청은 지난 2013년 전국에서 가장 먼저 길고양이 급식소 사업을 시작하고 TNR(길고양이 중성화 시술) 사업도 활발하게 시행하고 있어 동물 복지에 있어 선도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반면 대구시는 올해 들어서야 길고양이 급식소 사업을 시행할 방침을 세워 다소 뒤늦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김씨는 “왜 서울시만 동물권을 보장하는 정책을 세웠을까. 지자체의 해당 정책 여부는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지난 2009년 한 방송사에서 ‘인간과 고양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송했는데 지금과 모습이 다르지 않다. 그동안 아무 변화가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캣맘들이 행동하지 않아서다”고 말했다.

동물학대 의심사건은 최근 대구·경북에서도 잇따랐다. 지난 17일 대구 북구에서는 앞발에 피가 나고 수염 양쪽이 불에 그을린 길고양이 1마리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앞서 지난 5일 경북 울진에서도 누군가 고의로 폐기물 스티커와 페인트·본드 등 액체를 묻힌 것으로 의심되는 길고양이 사진이 SNS로 퍼지면서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김씨는 “길고양이가 싫어서 민원을 넣는 사람은 있는데 사료를 주다 이웃과 시비가 붙어 싸워도 그 때문에 구청에 전화하는 사람은 없다. 민원이 없으니 정책을 만들 리도 없다”며 “선의로 캣맘을 시작했을지 몰라도 선의를 넘어서는 체계적 행동을 하지 않으면 그 피해는 동물들에 돌아간다. 혼자 밥 주는 데 그치면 유기동물의 삶을 바꿀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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