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극단적 선택 많아
가정의 달, 극단적 선택 많아
  • 한지연
  • 승인 2019.05.2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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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조량 변화로 감정 기복 야기
사회 분위기 못 따라가 박탈감
소외계층 찾아 적극 대응 필요
5월은 1년 중 스스로 숨지는 극단적 선택이 가장 많은 달로 ‘스프링 피크’라고도 불린다. 봄철 급격한 일조량 변화로 인해 감정기복이 커지면서 ‘가정의 달’이 자살자가 가장 많은 안타까운 아이러니의 달이 되고 있다. 가족, 부모, 어린이, 사랑 등을 강조하는 각종 기념일과 행사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도 자살률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

중앙자살예방센터에 따르면 2017년 국내 자살현황에서 전체 자살사망자 수는 1만2천463명이다. 그 중 5월의 사망자수는 1천158명(9.3%)에 달해 월별 자살 사망자 비율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자살률은 대개 3월부터 증가해 5월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인다. 학계에서는 이를 두고 스프링 피크라고 이른다. 대구의 경우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최근 3년 동안 자살사망자 수는 총 1천871명이며, 월별로는 3월 158명(8.4%), 4월 173명(9.2%), 5월 178명(9.5%)인 것으로 나타났다.

봄철 자살행동 원인은 일조량 변화로 인한 극심한 감정 기복, 짧아진 밤으로 인한 수면량 감소와 그로 인한 호르몬 변화 등으로 설명된다. 극단적 선택의 주요 원인인 우울증 등 정신과적 문제(37.1%), 경제적 문제(25%) 등을 봄철에 더 크게 느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지난 19일 대구 북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방화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화재가 발생해 20대 남성 1명이 숨졌다. 불에 탄 번개탄이 차량 뒷좌석에서 발견됐으며, 사망자가 거주하던 아파트 내에서는 부부싸움의 흔적이 나오기도 했다.

20일 대구 수성구 경부고속선 하행선 남천터널 부근 선로에서는 운행 중이던 SRT 열차에 40대 남성이 뛰어들어 숨지기도 했다. 경찰은 이 남성이 스스로 선로에 뛰어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육성필 용문상담심리대학원대학교 위기관리전공 교수는 “자살은 인간 행동 중 가장 복잡한 것으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지만, 계절·환경적 특성에 의한 자살 원인으로 볼 때 5월에는 스스로의 처지에 대한 비관이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질 경향이 크다”면서 가정의 달이 갖는 사회적 분위기도 고려 대상이라고 했다.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거나 정서적인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경우, 누군가에게 짐이 된다고 느낄 경우에 자살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지역사회에서의 자살 경고신호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중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자살 위기에 있는 사람들 중 60~90%가 경고신호를 보내며, 신호에 대한 적절한 반응이 자살 시도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구 10만 명 당 자살사망자 수를 의미하는 자살률은 2017년 기준 24.3으로 전년도보다 1.3포인트 감소했지만, 대구의 경우 24.9로 전년도보다 0.7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울산이 24.4, 제주도가 26.7로 전년도보다 각각 0.9포인트, 2.7포인트 만큼 증가한 자살률을 보였다.

김서업 한국자살예방센터 대구경북지부장은 “가정의 달, 어르신의 경우 자식들이 돌보지 않는다거나 기존에 갖고 있던 질병 등으로 인해 더 큰 소외감을 느끼기도 한다. 직업이 없거나 경제적 궁핍에 시달릴 경우 등도 마찬가지”라며 “자살과 더불어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에 있어 지역사회가 가지는 편견은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살충동을 느끼는 사람들이 근처 정신건강증진센터나 자살예방센터 등 관련 전문기관을 안내받고 방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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