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 1번가' 부부가 직접 세탁·다림질, 싼 가격 비결
'세탁 1번가' 부부가 직접 세탁·다림질, 싼 가격 비결
  • 이아람
  • 승인 2019.05.2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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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할 수 있는 일 찾다 개업
하루 공유하며 가정 화목 이뤄
정장 1벌 세탁 비용 ‘4천 원’
가게 열때부터 박리다매 다짐
수도세 감면 옷걸이 지원 받아
변동 없는 가격, 부담은 없어
송경아세탁1번가사장
송경아(여·55) 사장이 고객의 와이셔츠를 정성껏 다림질 하는 모습.

 

착한가격 이 업소. 달서구 이곡동 ‘세탁1번가’

금슬 좋은 부부가 함께 다림질을 하고 있으면 보는 이들도 흐뭇해진다.

최근 맞벌이 가정·이혼율 증가 등 사회 이슈로 부부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기 어려워진 이때 사랑스러운 부부의 접객은 마음 한편을 따뜻하게 데운다.

밝은 목소리로 손님을 맞는 송경아(여·55) 세탁일번가 사장은 “남편과 둘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세탁소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부부가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려고 깊게 고민한 것.

송 사장은 부부가 함께 일을 하는 장점에 대해 “삼시 세끼 밥도 같이 먹고 퇴근을 같이하고 하루를 공유한다는 점부터 시작해 가정이 화목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며 얼굴을 붉혔다.

또 “최저 시급 인상 등 불황의 그늘이 세탁소는 비켜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부부간 업무 분담도 완벽하다.

매일 오전 남편이 먼저 세탁소 문을 열고 세탁을 하면 송 사장은 집안일을 마치고 낮 12시께 세탁소에 도착한다. 이때부터 부부가 함께 다림질을 하면서 두런두런 얘기를 나눈다.

송 사장은 손님 응대·정산·정리 등 고객 대면 서비스 전반을 담당하고 와이셔츠 및 소품, 니트 원피스, 한복 등 부피가 작거나 세심한 손길이 필요한 의류의 다림질을 도맡는다.

세탁을 비롯해 부피가 큰 의류·바지·겉옷·남성복 다림질과 기계 조작 등은 모두 남편의 몫이다.

이처럼 사이좋은 부부의 슬하에서 장성한 아들도 자상한 성격으로 부부가 호출할 때면 만사를 제치고 나와 세탁소 일을 돕는다.

세탁1번가전경
대구 달서구 이곡동 대구외국어고등학교 주변에 있는 세탁1번가 전경.

특히 부부가 세탁소 개업 당시 투자 비중을 높인 기계 부분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조작법이 어려울 때 아들이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고 송 사장은 귀띔했다.

송 사장에 따르면 가게를 운영한 지 어느덧 6~7년이 됐다. 정장 1벌의 세탁 비용은 4천 원이며 세탁물을 맡기면 완성품을 받아보기까지 평균 2박3일 정도 걸리고 출고예정일은 영수증에 기재된다.

세탁물을 모아 일괄 공장으로 보내는 다른 세탁소와는 달리 직접 항균 세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또 착한 가격을 유지하고 세탁 질을 높이고자 세탁물 수거 서비스는 운영하지 않는다. 고객이 세탁물을 직접 세탁소에 맡겨야 한다.

송 사장은 가게를 열 때부터 와룡중·고등학교, 대구외국어고등학교 등 주변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까지 교복을 맡기면 당일 오후 5~6시까지 세탁을 완성해주는 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최근 교복이 티셔츠, 바지 등 생활복으로 변화하는 추세고 학생 수가 크게 줄어 서비스를 이용하는 학생이 거의 없어졌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착한가격업소에 가입하고 나서 “특히 수도세 감면과 연말에 지원되는 옷걸이가 세탁소 운영에 도움이 많이 된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방문 고객 대부분이 착한가격업소를 모른다.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홍보가 부족한 것 같다”고도 평가했다.

이어 착한업소 가입 후 오르는 물가상승률에 비해 변동 없는 가격에 대한 부담은 크게 없는 편이라고 밝혔다.

송 사장은 “가게를 열 때부터 박리다매를 하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에 착한업소 가입 후 나쁜 점보다 좋은 점이 더 많다”고 말했다.

또 “손님들이 멀리 이사 간 뒤에도 세탁소를 들어 세탁물을 맡길 때면 우리 부부의 노력과 선택이 헛되지 않았구나 하고 기쁘게 생각된다”고 웃어보였다.

세탁일번가 주소: 대구 달서구 선원로 87(이곡동), 문의: 053-588-2820,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8시30분.

이아람기자 ara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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