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군사적 충돌 가능성까지 제기된 이란과의 긴장 고조에 대해 발언하다가 불쑥 북한이 보유한 핵시설을 ‘5곳’을 콕 집어 발언하면서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2차)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을 떠날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당신은 합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왜냐하면 그는 (핵시설)1∼2곳(site)을 없애길 원했다. 그렇지만 그는 5곳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북한이 내놓은 핵시설 해체 범위가 미국의 요구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지만 5곳이라는 구체적 숫자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난 ‘나머지 3곳은 어쩔 것이냐’고 했다. ‘그건 좋지 않다. 합의를 하려면 진짜 합의를 하자’고 말했다”고 부연했다.

미국이 핵시설 5곳의 해체를 압박하고 북한이 영변과 풍계리 등 기존의 알려진 핵시설 해체만 고집하면서 협상 결렬과 교착이 북한의 책임이라는 점을 부각해 북미 간 긴장이 국내 정치적 부담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이날 인터뷰에서 ‘실험은 없었다(no test)’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은 이란과 중국, 베네수엘라 등 여러 전선을 펼쳐놓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최근 단거리 미사일 발사로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는 북한이 자신의 재선가도에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해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특히 북한의 잇따른 발사체 발사에 대해 ‘미사일 시험발사’라고 똑 부러지게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는 북한이 핵실험도, 미사일 시험발사도 중단했다며 치적으로 강조하던 예전 발언과는 사뭇 다르다.

현안 관련 공개 발언에서 잘못된 수치를 거론하는 일이 잦고 주장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과장해서 발언하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5곳’ 발언이 단순한 착오인지, 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의 협상 상황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인지 해석이 분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