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수년의 희망고문으로 남구주민 울리는 캠프워커
십수년의 희망고문으로 남구주민 울리는 캠프워커
  • 승인 2019.05.2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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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아
이학박사·전대구시의원
필자가 대구 남구에 위치한 미군 주둔지인 캠프워커 H-850헬기장 부지 2만 8967㎡과 동편활주로 700m 반환 협약을 맺고 그 자리에 남구 주민들을 위한 공공편의 시설을 만들 것이라는 계획안을 10여 년 전부터 들은 것 같다. 남구의 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 여겨지던 미군부대 이기에 이 소식으로 몇 번의 축배를 들었고 또 남구 주민들은 주거 환경 개선과 그 기대효과로 남구의 재정자립도가 조금이라도 올라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또 몇 차례에 걸쳐 반환부지 활용에 대해서도 다각적으로 토론했고, 그 결과 대구 대표도서관을 건립해 2021년 7월까지 완공이라는 구체적인 계획안도 발표하였다. 그렇지만 아직도 착공은커녕 언제 착공할 수 있는지조차도 미정인 상황이다. 왜 이렇게 더디게 일이 진행되는 것일까.

SOFA(Status of Forces Agreement) 주한미군지위협정으로 미군 주둔에 따른 시설과 구역제공 관리 등을 규정으로 체결하는 협정으로 나라마다 협정 내용은 다르다. 대한민국은 국방부, 외교부에서 관련 모든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미군이 주둔한 지자체와 지역주민이 주둔한 미군과의 다이렉트로 협상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지자체에서는 국방부, 외교부를 통하여 민원을 제기하고 또 이들 부처에서 미군으로 전달해주고 미군과 미국 정부 간의 협의에 따라 대한민국 국방부 지자체로 전달되어 문제 해결이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복잡한 이해관계와 양국의 행정적 절차들을 맞추다 보면 사인 하나만 하면 되는 간단한 승인조차도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리게 된다. 현재 캠프워커 H850헬기장 부지는 ‘부지반환 경계 부분확정’ 관련 협의는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으나 경계확정 합의 권고문 및 공동환경 평가 요청서 서명을 남겨둔 상태이며 미군 실무자 인사이동 관계로 늦춰지고 있는 상황이다. 솔직히 주민 입장에서는 십수 년 기다렸으니 한 몇 년은 입 다물고 더 기다리라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환경평가가 요청된다고 하더라도 오염된 부분을 치유하고 외교부 소관 SOFA 특별합동위의 대상기지 협의, SOFA 시설구역 분과위의 반환건의, SOFA 합동위의 반환승인 등 몇 세 차례의 행정절차를 더 밟아야 우리 시민들의 품 안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수순만 밟더라도 얼마나의 시간이 더 지체될 것인지 참으로 답답할 노릇이다. 또 과정 속에서 드러날 것이 자명한 토양오염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을 소모할지, 또 그 비용부담비율 조절에서 주민의 진을 얼마나 뺄지를 생각하면 까마득하다. 부평 미군 부대 오염정화 문제로 2017년에 논의된 정화비용 773억과 관련하여서는 국방부와 미군이 아직도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소식은 해당 지역주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대구시 남구뿐만 아니라 미군이 주둔하고 있던 다른 시도의 반환사례에서도 기지 이전은 비교적 빠른 시간에 이루어지나 미군의 절대적인 협조가 필요한 반환은 수년째 지연되어 반환부지 개발에 따른 기회비용인 사회적 경제 손실 규모가 매년 증가하고 이는 실정이고 이는 해당 지역 경제발전의 큰 걸림돌이 된다.

반환받기로 한 H850헬기장과 동편활주로 부지에는 대구 대표 도서관 건립예정지이지만 헬기장 서편활주로(680m)구간이 협의되면 20년간 미개통구간으로 남아 남구 발전에 발목을 잡는 3차 순환로 구간 개통이 가시화되리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남구 주민들은 함께 가지고 있다. 하지만 현 상황을 보면 “이번 생에 가능합니까?” 소리가 절로 나온다.

지역경제발전을 위해 노력하라는 정부는 말로만 지자체를 닦달 말고 이런 일에서 적극적으로 앞장서 해결을 해주어야 한다. 국가보안이라는 이유만으로 고통받는 수많은 국민을 생각하면 더는 미루지 말고 제발 적극성을 가지길 바란다. 북한 관련한 미군 협상은 단 하루도 지체를 안 하면서 이런 협상은 늘 뒷전인 정부, 이러고도 민심을 따르는 정부라 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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