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앱 리뷰 ‘먹튀’…소상공인들 두번 운다
배달 앱 리뷰 ‘먹튀’…소상공인들 두번 운다
  • 이아람
  • 승인 2019.05.2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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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남기겠다’ 서비스 요구
배달 완료 후에 약속 안 지켜
전문 업체 이용 ‘리뷰 장사’도
“악용 예방할 시스템 필요해”
대구 달서구에서 피자집을 운영하다 얼마 전 배달 앱에 가입한 A(40대)씨는 리뷰 숫자와 별점을 높이고 싶었다. 이에 오븐 스파게티, 그라탕 등 서비스를 준비해 ‘리뷰를 남겨주면 제공하겠다’는 내용을 게시했다.

곧 고객들로부터 리뷰를 남길테니 서비스를 달라는 주문이 몰려들었고 A씨는 별 다섯 개로 가득한 리뷰들을 기대하며 정성껏 서비스를 준비했다.

하지만 배달이 완료 된 몇시간 후에도 리뷰는 작성되지 않았다.

A씨는 “나쁜 리뷰를 안 남기는 게 차라리 다행이다”며 “메뉴가 10개 정도 나가면 리뷰는 1~2개 정도 달린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리뷰 먹튀(먹고 도망감)’에 대구지역 소상공인들이 두번 울고 있다.

경기 불황을 피해보려 배달앱에 가입했더니 서비스로 발생한 손해마저 떠안게 된 것.

리뷰와 평점 등에 가게 매출이 좌지우지 되는 배달앱 특성상 서비스를 주고 고객에게 리뷰를 간청하는 것이 관행처럼 퍼지면서 서비스 제공을 그만둘 수도 없는 실정이다.

리뷰를 전문 업체에다 사고 파는 부정행위까지 저지르며 생존법을 모색하는 업주도 등장했다.

22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카페에는 ‘리뷰 먹튀 어떡할까요’라며 하소연하는 게시글이 수십건 씩 됐다.

하루 중 약속한 리뷰를 한 건도 받지 못했다는 게시글도 수두룩했다.

댓글 중에는 ‘서비스를 주 메뉴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챙겨주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다’고 업주를 달래거나 ‘정말 양심없는 사람들이 많다’며 같이 화를 내는 사람도 있었다.

이들은 최근 개인정보 등을 이유로 안심번호가 생기면서 리뷰 회수율이 큰 폭으로 줄었다며 입을 모았다. 익명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도 배달앱을 이용하지 않고서는 동네 장사도 어렵다는 것이 업주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배달앱 이용자 수는 2013년 87만 명에서 올해 2천500만 명으로 6년 만에 30배 가까이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자 어둠의 경로를 이용해 활로를 모색하는 업주들도 늘어났다.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2010년 서비스 론칭 이후 지난달까지 모두 6만2천 건의 불법리뷰를 적발해 삭제했다.

특히 올해 들어 한 달 기준 1천여 건의 불법리뷰가 발견되는 등 업주들의 불법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와 관련 경제학계는 현재 배달앱을 통한 서비스 제공 형태는 고객의 도덕적 해이나 기회주의적 행위를 예상하고 시행하는 것으로 고객에게 책임을 물을 순 없으나 이를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고객은 업주들이 서비스를 제공할 지 선택할 수 있는 사후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경호 계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리뷰 약속을 지키지 않은 고객은 다음 주문에서 업주들이 알 수 있도록 조치하는 등 앱의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며 “이를 보고 업주가 서비스를 제공 할 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이를 악용하는 고객들이 줄어들 것이다”고 말했다.

이아람기자 ara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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