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비율상 많은 GP 철거
北 잇단 도발 군사합의 무효
안보 제대로 돼야 국가 존립”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23일 강원도 군부대와 고성산불 현장을 찾아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황 대표는 이날 ‘민생투쟁 대장정’ 17일 차 일정으로 지난해 11월 철거된 강원도 철원의 육군 3사단 내 GP를 찾아 현장을 방문했다. 황 대표가 군부대를 방문한 것은 취임 후 처음으로, ‘안보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부각시키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정치권에서는 평화를 이야기해도 군은 방어태세 약화시키는 것을 막자고 말해야 한다”며 “군이 양보하는 입장을 가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GP를 철거했는데, 이 인근에 북한의 GP는 160개, 우리 GP는 60개였다. 그런데 남북 합의에 따라 각각 11개씩 철거했다”며 “숫자는 같지만, 비율로 말하면 우리가 훨씬 더 많은 GP를 철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우리는 방어 개념이지만 북한은 공격 개념이고 유사시에 GP를 다시 세우려면 상황이 어려워진다”며 “국민들의 바람은 다중 방어를 더 견고하게 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GP 시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안보의식이 약해져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부분은 앞으로 없어야 한다”며 “남북군사합의도 조속히 폐기되고, 국민과 나라를 지키기 위한 법제 완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황 대표는 산불 피해 지역인 강원도 고성의 토성농협본점 앞에서 개최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 눈치를 살피느라 우리 군을 뇌사 상태로 만들고 있다”며 “이런 정권을 믿고 잠이나 편히 잘 수 있겠나”라고 우려했다.
이어 “국정을 함께 이끌어야 할 야당은 줄기차게 공격하면서 국민을 위협하는 북한 독재정권에 대해서는 앞장서서 감싸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이고, 안보고, 제대로 돌아갈 리 있겠나”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을 공격할 노력의 100분의 1이라도 핵 개발 저지와 북한 인권 개선에 쓰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그는 “경제는 무너져도 다시 일으킬 수 있지만, 안보는 한 번 무너지면 국가 존립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며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군사합의 자체가 무의미해진 만큼 지금라도 군사합의 무효를 선언하고 안보를 무장 해제하는 일련의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최고위 직후 천진초등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이재민보호소를 방문하여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이어 원주시 지정면 의료기기종합지원센터를 방문해 기업인들과 대화를 나눴다.
황 대표의 ‘민생투쟁’ 18일차는 경기도에서 진행된다. 24일 새벽 5시30분엔 성남시 새벽인력시장을 방문해 일용직근로자들의 애환을 청취하고, 오전 9시엔 평택 도시대기측정망을 방문해 수도권미세먼지 실태점검에 나선다. 11시에는 수원시의 한 아파트를 찾아 수도권부동산 대책을 점검할 예정이다. 황 대표의 이번 민생투쟁은 오는 25일 서울에서 개최 예정인 장외 집회를 끝으로 대장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창준기자 cjcj@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