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이돌보미 늘렸는데 수요는 급감
대구 아이돌보미 늘렸는데 수요는 급감
  • 정은빈
  • 승인 2019.05.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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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올 상반기 110명 신규 채용
서울 학대사건 여파 신청 줄어
지역마다 유휴 인력 최대 50%
신청 있을 때까지 무작정 대기
최근 아이돌보미 채용이 대폭 확대된 가운데 아이돌봄 서비스 수요는 급감해 유휴 인력이 발생하고 있다. 수요 감소 추세는 지난달 서울 금천구에서 일어난 아이돌보미 학대 사건의 여파로 보인다.

23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역 아이돌보미 활동 인원은 1천6명으로 지난해 말 922명에서 84명 증가했다. 대구시는 정부 방침에 따라 올해 상반기(1월) 110명을 신규 채용했다. 지난해 상·하반기 채용 인원을 합친 82명을 훌쩍 넘는 숫자다.

반면 아이돌봄 서비스를 새로 신청한 가정은 최근 반락한 추세다. 지난달아이돌봄 서비스 신규 이용가정은 144가구로 지난 3월 188가구보다 44가구 적었다. 지난 3월 신규 이용가정이 지난 2월 125가구보다 63가구 많았던 것과 반대다.

문제는 인력은 늘었는데 수요가 줄다 보니 그 만큼 일손이 남는 점이다. 대구시가 파악한 유휴 인력은 퇴사 인원을 제외하고 15명이지만 실무자들에 의하면 신규 채용자 중 유휴 인력은 지역마다 최대 50%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거리를 받지 못한 아이돌보미는 연계 신청이 들어올 때까지 무작정 대기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아이돌보미들의 신규 연계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한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관계자는 “최근 연계가 너무 적어 상반기에 채용한 아이돌보미의 절반 정도가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신청은 저조한데 연계를 부탁하는 전화가 계속 걸려와 난감하다”고 했다.

대구시는 수요가 차츰 예년 수준을 되찾을 것으로 보고 오는 7월 이후 60여 명을 충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올해 하반기 채용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력이 남는 와중에 채용을 진행하는 것은 유휴 인력을 더 양산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한 구청 관계자는 “하반기 채용 시기는 매년 7월이지만 올해의 경우 연말까지 미뤄지거나 상황에 따라 채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서울 금천구 사건 이후 신규 연계가 줄어든 상태라 몇 달 정도 상황을 지켜보고 충원 여부와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아이돌보미 채용 시 인원 늘리기에 급급하기보다 자격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각 센터는 서류 접수 시 신청서와 주민등록등본 등 서류를 제출토록 하지만 관련 자격증 사본은 필수 제출 사항이 아니다. 서류와 면접을 통해 선정된 사람은 양성교육과 현장실습을 거친 뒤 아이돌보미로 등록하면 바로 활동할 수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갑자기 신청이 늘어나는 상황에 대비해 채용 시 유휴 인력을 어느 정도 둔다”면서 “일시적인 사건에 의한 수요 감소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예전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본다. 여성가족부도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어 이를 토대로 아이돌봄 지원사업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한편 서울 금천구에서 한 아이돌보미가 지난 3월까지 3개월여 동안 당시 14개월된 영아의 뺨과 머리 등을 수십 차례 때린 일은 지난달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알려졌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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