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 째 펭귄 - 나는 어디쯤에 서 있는가?
첫 번 째 펭귄 - 나는 어디쯤에 서 있는가?
  • 승인 2019.05.23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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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 아동문학가·교육학박사
동물생태학자들은 동물의 생태를 통해 우리들 삶에도 참고가 될 만한 사실을 찾아냅니다. 펭귄을 관찰하다가 찾아낸 ‘퍼스트 펭귄(first penguin)’과 ‘허들링(huddling)’ 현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을 포함하여 모든 동물들은 꼭 해야 할 일이지만 몹시 어려운 일 앞에서는 망설이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펭귄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앞장서는 펭귄이 있습니다.

펭귄은 무리를 지어 움직입니다. 빙판 위를 서서히 이동합니다. 더 나은 서식 장소를 향해 어디론가 나아갑니다. 바람이 적게 불고 먹이를 구하기 가까운 바닷가로 이동합니다. 마침내 무리들이 빙판 끝에 다다랐을 때에는 결단(決斷)을 내려야 합니다.

이제 바다로 뛰어들어야만 건너편 빙판으로 옮겨갈 수 있고, 또한 바다에서 먹이도 구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망설이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이때를 기다려 바다표범이나 범고래 같은 천적들이 달려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뛰어들어야 합니다. 이때 퍼스트 펭귄이 나서게 됩니다. 당연히 위험이 따릅니다. 그러나 이 순간 많은 펭귄들이 일제히 뛰어 들어 첫 번째 펭귄을 그냥 버려두지 않습니다. 모두가 행동을 같이하여 큰 위험을 함께 벗어납니다.

이리하여 대부분의 펭귄들은 먹이를 구하게 되고, 또한 새로운 서식지를 찾게 됩니다. 서식지를 찾을 때에도 앞장서는 펭귄이 있습니다.

펭귄이 얼음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리는 모습은 인간의 눈으로 바라보면 아주 무모합니다. 펭귄은 낭떠러지의 높이도 계산하지 않고 또한 그 바다에 어떠한 위험이 있는지도 모르는 채 바다로 뛰어듭니다. 거의 본능적인 수준으로 보입니다.

물론 가장 위험이 적은 곳을 찾아 뛰어내리겠지만 보는 이는 손에 땀을 흘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약 사람세상에서 이러한 지도자를 만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러나 왠지 이런 펭귄 지도자가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그 시대나 그 시대에 적합한 인물이 필요하니까요.

펭귄이 주로 살아가는 남극 대륙은 매우 춥습니다. 아무리 지방질을 몸에 축적하여도 견디기 힘들 정도로 바람이 무섭게 불어댑니다.

이 경우 펭귄들은 둥글게 무리를 지어 섭니다. 그러면 무리들의 가운데에 있는 펭귄은 바깥쪽에 있는 펭귄들보다 상대적으로 추위를 덜 느끼게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안쪽에 있는 펭귄들이 끝까지 안쪽에서 버티는 것은 아닙니다. 서서히 원을 그리며 조금씩 밖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바깥에 있던 펭귄들은 조금씩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하여 추위를 함께 이겨냅니다. 이러한 원운동을 허들링이라고 합니다.

펭귄들은 이 허들링을 통해 심한 눈폭풍과 때로 영하 60여 도의 강한 추위를 이겨냅니다. 여기에도 앞장서서 움직이는 누군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본능적이거나 의도된 것이거나 간에 이를 발견하고 실천하는 그 무엇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이와 같은 퍼스트 펭귄과 허들링 현상은 펭귄들의 생존전략입니다. 이 전략에는 무모함도 있지만 용기와 배려를 느낄 수 있습니다. 펭귄들은 오랜 세월 남극에서 악조건과 싸우며 이 현상들을 터득하였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자신에게 퍼스트 펭귄의 위치가 돌아왔을 때에는 주저 않고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릴 것입니다.

또한 지금 이 순간에도 남극의 펭귄들은 좀 더 나은 생존전략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을 것입니다.

일찍이 영국의 식민지를 겪으면서 인종차별이라는 악조건까지 이겨낸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넬슨 만델라 대통령은 ‘용감한 사람은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두려움을 극복하는 사람이다’라고 갈파한 바 있습니다.

더불어 곱씹어보아야 할 말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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