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출신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올해 제 72회 칸 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았다.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은 영화 '기생충'은 심사위원 만장일치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봉감독은 수상소감으로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놀라운 모험이었다. 무엇보다도 위대한 배우들이 없었다면 이 영화의 한 장면도 찍을 수 없었을것"이라며 "여기 함께 나온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동반자인 송강호의 소감을 듣고 싶다"고 덧붙이며 주연 송강호를 무대 위로 불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송강호는 "인내심과 슬기로움, 열정을 가르쳐주신 존경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배우께 이 영광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칸, 베를린, 베네치아 영화제 등 세계 3대 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가 최고상을 수상한 것은 2012년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베네치아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이후 7년만이다. 그동안 한국영화는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으로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첫 진출한뒤 꾸준히 영화제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본상 수상은 이창동 감독의 '시'(2010)가 각본상을 받은 이후 9년만이다. 봉감독은 2017년 넷플릭스 영화 '옥자'로 경쟁부문에 데뷔한 이후 두번째 경쟁부문 진출에서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영화 100주년의 해에 전해진 봉감독의 수상소식은 더욱 의미가 있다.

지난 21일 칸 영화제에서 전세계 최초 공개상영된 '기생충'은 관객과 평단의 호평과 함께 배우 송강호가 귀국을 미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수상에 대한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기도 했다. 봉감독은 칸 공식상영을 앞두고 직접 쓴 편지를 통해 스포일러 유출 자제를 부탁한 바 있어 예고편을 통해 노출된 영화 내용외의 전개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영화 '기생충'은 식구 모두가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박사장(이선균)네 고액 과외 선생이 되면서 일어나는 예기치 못한 사건을 다루는 블랙 코미디로 가난한 가족과 부자 가족 이야기를 통해 보편적 현상인 빈부격차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국내 개봉은 30일로 예정되어 있다.  배수경기자 

배수경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