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학 위기
지방대학 위기
  • 승인 2019.05.28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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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현 사회2부장
지방대학들이 좌불안석이다. 2021학년도에는 대학 모집정원(2018년 48만3천명 기준)보다 입학자원이 5만6천명 적은데다 2022 학년도에는 입학장원이 무려 8만6천여명이나 적어 상당수 대학들이 학생모집을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쉽게 말해 단순수치로 일년에 8만6천여명의 학생수가 감소되면 모집 정원 4천명 기준의 대학 21곳이 학생을 한명도 못 받고 모집정원 2천명인 대학 43곳이 단 한명의 학생도 선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개점휴업을 하는 대학이 속출할 것이라는 것이다.

물론 입시생들이 수시와 정시모집을 통해 여러곳의 대학에 지원할 수 있고 합격자 발표 후 원하는 대학으로 옮기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43곳의 대학이 신입생을 한명도 선발하지 못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도 교육부가 예측한 2021년에 전체 4년제 대학 191곳, 전문대 137곳 중 38곳이 신입생을 단 한 명도 못 뽑고 문을 닫을 것이라는 것은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때문에 지방대학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학생들의 선호도가 수도권 대학에 치우쳐 있는데다 복수지원 합격자들의 유출로 성적이 나쁜 학생들이라도 입학만 해주면 고맙다고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지역 A대학 고위관계자의 얘기다. “예전에는 최저학력기준을 엄격히 적용해 그나마 기초수양은 된 학생을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솔직히 물리,화학을 비롯해 공대의 경우 신입생을 대상으로 영어, 수학을 다시 가르쳐야 한다는 불만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학생모집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에 사로잡혀있다. 실제 대구 지역만해도 2021년에는 고3수험생들이 지금보다 9천명 이상 줄어든다. 대학 및 학과 생존과 직결되는 상황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여기다 지방대학의 경우 학교재정의 80~95%가량을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어 10년이상 동결내지 인하된 등록금으로는 더이상 대학운영을 제대로 할수없는 상황에 처해져 있다.

대학마다 예산절감, 구조조정 등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상황은 녹녹치 않다.

단적인 예로 지방대학들 상당수가 대학홍보를 위한 영상물을 직접 만들거나 SNS를 활용하고 있고, 홍보예산을 예전에 비해 80%가량 줄인 대학도 많다. 무엇보다 장기간에 걸친 학생수감소와 등록금 동결로 교수와 직원 월급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경우도 가끔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B대학 고위관계자는 “예전에는 학생수 70%만 모집해도 대학 운영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인문계열의 경우 학생수 40~50%만 채워도 근근이 유지는 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등록금이 10년째 동결된데다 교육환경이 좋지 않을 경우 학생들이 오지 않으니 임계치에 달한 대학 및 학과가 상당수일 것”이라고 했다.

A,B대학 고위관계자들의 공통된 얘기는 하나였다. 경영난으로 대학을 그만두려는 설립자는 많은데 정부에서 퇴로를 열어주지 않아 억지로 버티는 대학들로 인해 대학 전체가 동반부실로 이어질수 있다는 것이다.

지방대학뿐 아니라 비수도권 대학중에도 설립자들에게 출연금의 일부를 돌려줄 경우 대학경영에서 손을 떼고 싶어하는 곳이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사립학교법으로 인해 대학 법인이 문을 닫으면 법인 재산이 모두 국고나 지자체로 귀속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설립자들이 출연금을 돌려받지 못하기 때문에 스스로 대학문을 닫는 경우는 없다고 보는 것이 정설이다.

IMF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상황에서 닥쳐 와 국민의 삶이 피폐해졌다. 예측을 할 수 있었으면 처방도 있었을 것이다. 지금 대학가는 예측이 가능한 상황이다.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학력인구와 10여년 이상 시행된 등록금 동결은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다. 대학마다 자구책으로 외국인 학생을 모집하지만 역기능도 만만치 않다. 문재인 정부를 비롯해 역대 정부 모두 말로는 고교 졸업자도 잘살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하지만 고학력 인플레이션이 가장 심한 대한민국에서 갑자기 대학을 가지 않고 자기일을 찾겠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학가의 동반부실로 인한 사회적 파장, 고학력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서라도 한시적으로 대학경영을 그만두려는 설립자에게는 퇴로를 열어주는 것이 맞지 않을 까. 대학설립은 개인이 했지만 지금까지 들어간 국고(國庫)가 있어 빈손으로 나가려고 하면 누가 손털고 나가겠는가.

2021학년도 부터는 원서만 내면 대학에 입학할수 있다. 고학력 실업자 양산과 교육기능을 제대로 못하는 대학에 대한 퇴출을 열어주는 것도 심각하게 고민할때 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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