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농지에 산업 폐기물 수천톤 매립
경주 농지에 산업 폐기물 수천톤 매립
  • 안영준
  • 승인 2019.05.2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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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천읍 금척리 일대에 매립 후
땅 갈아 엎어 마늘밭으로 위장
농지 주변 악취·지하수도 오염
지주 “비료를 오해한 것” 반박
市, 정확한 오염도 측정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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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폐기물이 다량 불법 매립된 것으로 확인된 경주시 건천읍 금척리 한 농지.

경주시 건천읍 금척리 한 농지에 산업 폐기물 수천톤이 불법 매립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주시는 이 농지 8천200여㎡에 폐수처리오니(유기성)등 산업폐기물이 무단 매립된 것으로 보고 조사에 나섰다.

28일 경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경주시 자원순환과 관계 공무원들이 폐기물 불법 매립 의혹을 받고 있는 건천읍 금척리 소재 H농업법인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였다.

인근주민은 산업폐기물이 불법 매립돼 악취와 지하수가 오염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해당 농지 소유주는 농지 개간을 위해 성토한 비료를 폐기물로 오해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H농업법인은 올해 2월, 해당 농지를 매입한 직후부터 굴삭기로 땅을 파고 매일 덤프트럭 20여대로 무엇인가를 쏟아 붓는 장면이 수 차례 목격되면서 폐기물 불법 매립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또한, 매립이 끝나고 일반 흙과 우분으로 섞어 트랙터로 땅을 갈아 엎는 방식으로 교묘하게 마늘 밭으로 위장했다.

인근 주민 A씨는 “해당업체가 들어온 직후부터 해당 농지 대부분을 5m 정도의 깊이로 파더니, 25톤짜리 덤프트럭이 매일 20대 이상의 해당 농지를 오고갔고 두 달 넘게 이 같이 이상한 매립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또 “이 업체가 무엇인가를 매립한 이후부터 해당 농지 주변에서 악취가 진동했고, 무엇보다 인근의 지하수가 오염돼 가축들에게 물을 먹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 산업폐기물은 허가된 장소에서 처리해야 하나 H농업법인이 폐기물을 수거해 정상 처리절차를 거치지 않고 몰래 버리는 장소로 이용해온 것으로 보여진다.

반면 H농업법인 대표 최모 씨는 사실무근이라는 주장이다.

최씨는 “마늘밭을 경작하기 위해 해당 농지를 매입했고, 과거 해당 농지가 사과밭으로 사용된 탓에 개간을 위해 장비를 동원해 땅을 팠을 뿐, 주민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5m 가까이 땅을 판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 “마늘밭으로 농지를 개간하기 위해 성토한 마사토와 비료 등을 인근 주민들이 폐기물로 오해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경주시는 특정 날짜를 지정해 해당 농지의 토양 시료를 채취해 정확한 오염도를 측정할 방침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해당 농업법인 측의 해명은 확보했지만, 폐기물 무단 매립 여부 등 정확한 것은 땅을 파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향후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업체와 업체 대표를 형사 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주=안영준기자 ayj1400@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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