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닿을 듯한 거리에 사자…원초적 풍경이 준 일생의 감동
손 닿을 듯한 거리에 사자…원초적 풍경이 준 일생의 감동
  • 박윤수
  • 승인 2019.05.30 2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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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4일 세렝게티 사파리 투어
첫날엔 타랑기레 국립공원 방문
오십마리 넘는 듯한 코끼리 무리
수백마리의 임팔라, 버팔로…
사람 의식 않고 어슬렁 어슬렁
한눈 팔면 원숭이에 도시락 뺏겨
탄자니아타랑기레국립공원
탄자니아 타랑기레 국립공원의 임팔라들.

 

박윤수의 길따라 세계로 아프리카<5> 탄자니아

6시에 일어나 아침은 건너뛰고 택시(200Br)를 타고 공항으로 갔다. 에티오피아 여행의 대부분을 병원에서 보낸 셈이다. 여행은 변수가 많다. 여행은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문화를 느끼고, 그리고 그들의 자연에 순응하는 것이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자신을 낮추어 끊임없이 인류애를 구현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났다. 나 자신이 아파서, 그리고 도움을 받아서가 아니라 아프지 않았으면 모르고 지나갈 사람들을 만난 일이다.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오지에서 인술을 펼치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한국인들, 유적이나 관광지 몇 곳을 못 본들 어떠랴. 아름다운 사람들이 꾸며가는 인류를 위한 희생을 보고 느끼며, 가슴속에서 울려 나오는 벅찬 감동을 가지고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이 곳을 떠난다.

아디스아바바의 볼레(Bole)국제공항의 T2터미널에서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공항행 ET 815편(편도 400$)을 기다렸다. 며칠 전 이곳 공항에서 출발하여 케냐 나이로비로 가던 에티오피아 항공기가 추락한 대형사고가 있어서인지 공항터미널에 적막감이 돈다. 이른 아침이라 승객들도 많지 않고 한가한 느낌도 든다.


아디스아바바를 출발한 비행기는 케냐를 종단하며 비행을 한다. 도착 즈음에 친절하게 기장이 창밖으로 구름속의 킬리만자로산이 보인다고 기내방송을 해 준다. 탄자니아의 모시와 아루샤 사이에 위치한 킬리만자로 공항은 세렝게티 사파리와 킬리만자로산 등산을 위해서 많이 찾는 곳이다. 에티오피아를 떠나 2시간 30분 만에 킬리만자로 공항에 도착했다. 낮 12시 반, 트랩을 내려서니 서늘한 기후의 에티오피아와는 달리 열대지방 특유의 더운 공기가 느껴진다.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으로 걸어가니 손소독제로 입국자 모두의 손을 소독하게 하고, 황열병카드를 체크한다. 황열병접종카드가 없으면 입국 불허조치를 한다고 한다. 몇년전 킬리만자로 등산을 위해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를 거쳐 육로로 탄자니아를 입국할 때에는 황열병접종을 하고 카드를 가져왔지만 검사를 하지 않았었다.

입국 절차는 간단하다. 입국서류에 인적 사항을 기록하고 서류와 비자비용 50$을 내면 스탬프를 찍어주고 휴대품검사도 없이 입국할 수 있었다. 작고 아담한 킬리만자로 공항문을 나서면 각종 여행사 버스와 택시들이 입국자들을 맞이 한다. 공항청사 바로 앞에 유심칩을 파는 곳에서 2기가 유심(10$)을 사서 가지고 간 휴대폰에 끼우고 여권을 복사, 사용자 등록하고 개통까지 십여분도 채 안 걸린다. 옆쪽에는 버스의 이동식은행이 환전을 해주기도 한다. 우리는 아루샤 시내에서 환전하기로 하고 일단 시내로 갈 택시를 찾았다. 50$에 흥정을 마치고 아루샤까지 가는 한시간 동안 스마트폰앱으로 숙소를 찾아 터미널 근방의 중심지에 예약을 하고 은행에 환전을 하러 갔다. 시내의 은행은 각종절차를 거치며 환전하는데 한시간 가까이 걸린다. 특히 환율도 공항(3,000실링,TZS/1$) 보다 나쁘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암달러환전이 약 20% 후하게 해주어 암환전을 주로 했었는데 이곳 탄자니아는 암환전 하는 곳이 없어 은행(2,280TZS/1$)이나 시내의 환전상(2,200실링/1$)을 찾아 다니며 했었다. 각종비용을 현지화폐로 주는 것이 유리해 가능하면 환전하여 탄자니아 현지화폐로 결제하였다.

아루샤(Arusha)주는 주요 커피산지이며 관광산업도 한몫을 하고 있다. 세렝게티(Serengeti)국립공원, 타랑기레(Tarangire)국립공원, 응고롱고로(Ngorongoro)분화구, 올두바이 협곡, 마니아라 호수(Lake Manyara) 등이 주요관광지로 꼽힌다. 북쪽으로는 케냐와 국경을 접하고, 북서부에는 세렝게티평야가 있으며, 남부에는 마사이대초원이 있다. 아루샤시는 이 주의 주도로서 산업 중심지이기도 하며 세렝게티 사파리와 모시를 거쳐 킬리만자로산을 오르는 관광객들의 관문도시이기도 하다.

아루샤 도심의 버스터미널과 시장 가까이의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세렝게티 사파리를 하기 위해 현지여행사를 찾아 나섰다. 두 곳을 둘러 보고 크라운이글 여행사를 방문하여 삼박 사일, 숙소는 더블 소형텐트로 하고 투어를 일인당 630$에 흥정하여 계약하였다. 걸어서 시내구경을 하고 숙소로 돌아와서 다음 목적지인 인도양에 면한 휴양지 잔지바르(Zanzibar)행 항공권을 티켓팅(225$)하고 취사용 부탄가스를 구하기 위해 시장으로 나섰다. 10여명이나되는 흑인 청년들이 우리를 도와 가스를 구해 주겠다고 둘러싸고 가스가게로 안내해 준다. 가스가게는 캠핑용이 아닌 가정용 봄베 부탄가스를 취급하는 곳이었다. 고개를 흔드니 또 다른 곳으로 안내하려 한다. 해는 저물어 어둑해져 가는데 혹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까 호텔로 돌아왔다. 저녁은 호텔 베란다에서 라면을 끓이고 돼지고기를 사서 고추장구이를 해 먹었다. 이슬람 문화권이어서 돼지고기를 파는 곳이 드물어 호텔 도어맨에게 부탁하여 구할 수 있었다.

킬리만자로와 세렝게티 대초원을 품고 있는 탄자니아는 아프리카대륙 동부 인도양에 면한 나라로 15세기 말까지 아랍, 페르시아, 인도 등 이슬람교도의 지배하에 있었다. 이슬람교도는 아프리카내륙으로 진출하여 노예 사냥을 자행하였고 잔지바르를 노예무역의 중개기지로 삼았다. 16∼17세기에 일시적으로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았으나, 18세기 이후 동아프리카의 해안까지 영토를 넓힌 잔지바르왕국이 탄자니아의 중심이 되었다. 19세기 후반부터 유럽 열강의 동아프리카에 대한 식민지화가 시작되면서, 탕가니카(Tanganyika)는 독일령 동아프리카의 일부가 되었고 제1차 세계대전 후에는 국제연맹의 위임통치지역, 제2차 세계대전 후에는 UN에 의해 영국 신탁통치령이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UN의 영국 신탁통치령이었던 탕가니카와 1890년 이후 영국의 보호령이었던 잔지바르(Zanzibar)가 1960년대 초에 각각 독립한 후, 1964년 합병하여 성립되었다. 정식명칭은 탄자니아합중국(United Republic of Tanzania)이며, 영연방의 일원이다. 본토인 탕카니카와 잔지바르섬(펨바섬 Pemba Island 포함)을 국토로 하며, 국명도 두 나라의 이름을 합쳐 만든 것이다. 서쪽으로 르완다, 부룬디, 콩고민주공화국, 남쪽으로 말라위, 모잠비크, 잠비아, 북쪽으로 케냐, 우간다와 국경을 접하며, 동쪽으로는 인도양에 접하고 있다.

탄자니아는 1892년 독일의 지배를 받기 시작하면서부터 커피 재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의 지배를 받으면서 커피 산업이 발달했으며, 유럽에서는 ‘커피의 신사’, ‘영국 왕실의 커피’라는 호칭으로 불린다고 하며 에티오피아, 케냐와 더불어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커피 생산국이다.

아루샤
아루샤 시내


아루샤(Arusha)의 아침은 잔뜩 흐려있으며, 고도 약 1천400m 기온 15도~28도로 시원한 느낌이다. 8시30분 숙소를 출발, 탄자니아의 3대 명소인 세렝게티국립공원, 킬리만자로국립공원, 잔지바르 중 세렝게티국립공원 사파리를 하기위해 호텔로 픽업 온 토요다의 사파리용 랜드크루즈 지프차에 올랐다. 사파리용 지프차는 차량의 지붕이 위로 들려지게 되어 있다. 햇빛은 차단되고 차 안에서 일어서서 동물구경을 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사파리(스와힐리어: Safari)는 ‘여행’이란 뜻으로, 공원에서 사륜구동 자동차를 타고 야생 동물을 찾아 다니는 것을 말한다. 플라밍고가 노니는 마니야라 호수와 ‘동물의 왕국’으로 친숙한 세렝게티 초원, 지구에서 가장 큰 분화구인 응고롱고로에서 보내는 3박 4일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약육강식의 원초적 동물의 세계를 느낄 수 있는 감동적인 경험이면서, 특히 동물을 찾아 다니며 사냥을 하는듯한 느낌을 받는 게임 드라이브(Game drive)는 체험적 관광이기도 하다. 아프리카 사파리의 빅5는 코끼리, 코뿔소, 버팔로, 사자, 표범이라고 하는데 이 다섯 동물들을 다 보는 것은 어렵다고 한다.
 
탄자니아타랑기레국립공원-사자
사파리용 지프차 옆의 암사자.

 
탄자니아타랑기레국립공원-얼룩말
타랑기레 국립공원의 얼룩말.

 
탄자니아타랑기레국립공원
타랑기레 국립공원의 코끼리 무리.


첫날은 사파리전용차를 타고 타랑기레 국립공원으로 들어 갔다. 비포장 도로로 들어서자 코끼리 무리들이 보인다. 수십 마리의 코끼리가 무리 지어 풀이나 나뭇잎을 따 먹으면서 육중한 몸을 이끌고 지나친다. 우리가 평소 보았던 거친 피부의 코끼리가 아니라 윤기가 흐르는 피부, 찢어지지 않은 미끈하고 깨끗한 귀, 어미를 따라 종종거리는 아기코끼리까지 TV에서 본 동물의 세계에 들어섰다는 느낌이 왔다. 운전기사 겸 가이드는 차를 세우고 연신 감탄을 하는 우리가 동물들을 충분히 보도록 배려해 준다. 오십마리가 넘는 듯한 코끼리 무리가 지나가자 연신 무전교신을 하던 이는 우리를 태우고 또 다른 곳으로 이동 한다. 이쪽 한켠에는 수백마리의 임팔라가 풀을 뜯고 있다. 주로 암컷과 새끼들이다. 멋진 뿔을 자랑하는 수컷들은 무리에서 떨어져 있다. 고개를 돌려 보니 저 멀리 버팔로 무리들도 보인다. 전혀 차들과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들만의 질서 속에 살고 있다. 조금 더 들어가니 암사자 무리들이 어슬렁거리며 차 옆을 지나간다. 한낮의 더위에 숲 그늘 속에서 누워있는 놈들도 있다. 손에 닿을 듯한 거리로 동물원우리에서나 볼 수 있던 동물들이 스쳐 지나간다. 기린도 긴 목을 뻗어 높은 가지의 여린 잎들을 먹고 있다. 특히 이곳 타랑기레 국립공원은 코끼리가 많았다. 숲 속에는 사자의 사냥감이 되어버린 코끼리의 사체도 볼 수 있다.

어느덧 점심시간, 국립공원 내 휴게 장소로 가니 수십대의 사파리 지프차가 주차되어 있다. 미리 준비한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었다. 더운 아프리카라지만 그늘아래에 들어가면 시원한 바람이 제법 불어 시원하다. 점심식탁 위의 나무에서는 원숭이들이 호시탐탐 우리의 음식을 노리고 있다.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도시락을 가져가기도 한다. 그네들에게는 어리숙한 인간들의 먹거리를 뺏는 것이 가장 쉬운 일인 듯 하다.

 
탄자니아타랑기레국립공원-0
썬브라이트 캠프 숙소의 침대는 깨끗했다.

 
숙소
썬브라이트 캠프의 숙소.


늦은 점심식사 후 국립공원을 돌며 게임 드라이브를 즐긴다. 오전에 본 임팔라며 코끼리, 검정과 흰색의 줄무늬를 가진 신사같은 얼룩말도 보며 공원을 나왔다. 세렝게티국립공원은 내일 일정이라 타랑기레 국립공원에서 한 시간 정도 이동 텐트로 된 썬브라이트 캠프(Sunbright Camp) 숙소에 짐을 풀었다. 대형텐트에 구멍난(?) 모기장과 깨끗한 침대가 갖추어져 있고, 그런대로 사용 가능한 화장실과 샤워장도 있다. 샤워를 하고 식당으로 이동 마사이부족 춤과 노래를 들으며 현지에서 제공되는 저녁 식사와 킬리만자로 맥주 한잔으로 피로를 풀고 잠이 들었다.

<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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