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유람선 침몰 참사' 높아진 수위·빨라진 유속에도 운항…구명조끼 없었다
'헝가리 유람선 침몰 참사' 높아진 수위·빨라진 유속에도 운항…구명조끼 없었다
  • 김종현
  • 승인 2019.05.3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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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상황·구조 활동 어떻게 되나
인재 가능성 제기한 목격자
“크루즈-사고 선박 간격 좁았다
유속 탓 정상 운항 어려웠을 것
구명조끼 미지급 안타까워”
현지 경찰, 추돌 의심 선박 조사
주헝가리 대사 “선내 우선 수색
韓 수색팀 즉각적인 합류 요청”
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고도 인재인가. 폭우속 운행·정박한 배 뒤에서 추돌 등의 현지 상황이 전해지며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다뉴브강 한국인 관광객 탑승 유람선 침몰사고의 이모저모를 종합했다.

◇“폭우속 운항에 구명조끼도 없었다”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탑승한 유람선이 침몰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당시 현장에 있었다고 자신을 소개한 관광객이 안전불감증에 따른 ‘인재’ 가능성을 제기하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30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누리꾼 A씨는 “침몰한 유람선과 다른 투어라 다른 배를 탔는데 우리 배 앞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며 “인솔자가 말하기를 한국인 관광객이라고 했다”고 썼다.

A씨는 “온종일 폭우가 쏟아졌는데도 배 운항을 지속했다”며 “강물 수위도 도로 바로 아래까지 차고 유속도 빨라서 운행이 중단됐어야 마땅할 정도의 상황이었지만 그렇게 못했던 것이 사고의 주요 원인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형 크루즈와 사고 선박 간의 운항 간격이 너무 좁았다”며 “대형 크루즈가 지나는 도중에 소형 선박을 못 봤거나 유속 때문에 정상적인 방향으로 운항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구명조끼 등 안전시설이 전혀 없다”며 “50분가량의 투어지만, 승선 때 당연히 지급돼야 할 구명조끼는 없었고, 튜브나 구명정에 대한 유람선 측의 안내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낮보다 밤에 경치가 좋아 대부분의 관광객이 밤에 관광한다”며 “큰 강이고 어두워서 구조 활동이 여의치 않아 보였다”고 말했다.

A씨는 “구명조끼만 정상적으로 지급됐더라도 이런 심각한 수준의 인명피해는 발행하지 않았을 텐데 안타까움만 남는다”며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했다.

외교부도 사고 유람선 관광객들이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다며 A씨의 말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강형식 외교부 해외안전관리기획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지 공관에 확인한 바에 의하면 구명조끼 착용은 안 했다”고 전했다.

◇헝가리 경찰, 침몰 유람선 추돌 의심 선박 조사

헝가리 경찰이 29일(현지시간)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관광객 탑승 유람선과 충돌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vg.hu’ 등 헝가리 현지 매체들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했던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와 충돌한 선박이 크루즈 ‘바이킹 시긴(Sigyn)’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하고 있다.

허블레아니와 부딪힌 선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선박 항로 추적 사이트인 ‘베슬파인더’에 따르면 ‘바이킹 시긴’과 ‘허블레아니’가 머르기트 다리에서 교차했다고 현지 인터넷 매체 ‘인덱스’는 전했다.

또 사고 발생 후 ‘바이킹 시긴’은 머르기트 다리에서 멀지 않은 카를 루츠 부두에 정박했으며, 경찰들이 이날 새벽에 도착해 이 선박에 올랐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한 현지 매체는 사고 이튿날인 30일 오전 ‘바이킹 시긴’의 선박 아랫 부분에 충돌 흔적이 선명하게 보였다고 전했다.

AP통신도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 있는 ‘바이킹 시긴’ 선박 표면에 벗겨진 파손 흔적이 보인다는 설명과 함께 해당 사진을 보도했다.

사고가 일어난 유람선 ‘허블레아니’는 사고 당일 오후 9시15분께 부다페스트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다른 유람선과 충돌한 뒤 빠른 속도로 침몰했다.

한 목격자는 현지 매체 ‘인덱스’에 머르기트 다리 부근에서 한 대형 크루즈선이 ‘허블레아니’를 뒤에서 들이받았다고 말했다.

사고 유람선의 한국인 관광객들의 패키지 투어를 알선한 참좋은여행 측도 기자회견에서 “야경 투어를 거의 마치고 돌아오는 과정에서 도착까지 몇 분 남지 않았는데 갓 출발한 ‘바이킹 크루즈’라는 큰 배가 배(허블레아니) 후미를 추돌했다고 구조자 중 한 분이 말했다”고 밝혔다.

◇주헝가리 대사 “헝가리 당국, 오늘중 유람선 인양하겠다고 해”

최규식 헝가리 주재 한국대사는 30일 “(헝가리 당국이) 오늘 중으로 물속에 잠긴 사고 유람선을 인양하겠다고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최 대사는 이날 오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 주재로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 관련 대책회의에서 화상 연결을 통해 “(현지 당국이) 헬기를 곧 동원하겠다는 것을 밝혔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대사는 헝가리 측에 헬기를 동원하고 사고 유람선 선내 수색을 우선적으로 해줄 것과, 앞으로 한국 구조팀이 현지에 도착하는 즉시 구조 및 수색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기관의 지원과 배려를 요청해 줄 것을 부탁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이른 시각 헝가리 외교부 아태국장을 면담했으며, 현장에서 수색을 지켜본 헝가리 인적자원부 차관도 면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강경화 장관은 “우리 신속대응팀 1진이 현지로 출발했지만 후속대 파견을 포함해 대통령님의 지시사항이 신속하고 빈틈없게 이행될 수 있도록 본부와 현지공관 모두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김종현기자 opl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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