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여성 가구, 신림동 사건 후 “집도 불안”…방범장치 관심↑
1인 여성 가구, 신림동 사건 후 “집도 불안”…방범장치 관심↑
  • 한지연
  • 승인 2019.06.02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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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피해 예방법 적극적 모색
디지털 도어락 등 문의 늘고
사선형 창호설계 선호도 높아
“스토킹 범죄 강력 처벌해야”
 

 

어둑한 밤 귀가 길에 따라붙은 발자국 소리, 현관문 밖의 인기척, 집 안을 몰래 주시하는 이의 눈…. 혼자 사는 여성들에게는 집이라는 보금자리조차 일상 속 불안과 이어져 있다.

택배물건이나 배달음식을 시켜놓고도 초인종 소리에 긴장하기 일쑤이고, 창문과 문 등 침입할 수 있는 경로들에 안심은 불가하다.

지난 28일 트위터, 유튜브 등에는 ‘신림동 강간범 영상 공개합니다’라는 제목의 CCTV영상이 게시돼 파문이 일었다. 한 여성이 현관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숨어있던 남성이 뒤따라가는 영상이었다. 여성이 집안으로 완전히 들어간 후 1초 가량의 아찔한 차이로 문이 잠겼고, 남성은 복도를 떠나지 않았다.

지난 29일 한 매체가 공개한 추가 CCTV 영상에는 이 남성이 골목길에서부터 여성을 쫓아가던 모습과 현관문이 잠긴 후 휴대 전화기 손전등을 켜서 디지털 도어락 비밀번호를 풀려고 시도한 모습 등이 담겨있었다.

누리꾼들은 ‘1초만 늦었거나 도어락이 제때 안 잠겼으면 어쩔 뻔 했나’, ‘한밤중 누군가 바짝 붙어오던 경험, 도어락 잠금 해제를 시도하며 수차례 비밀번호 입력하다 돌아가는 경험 등이 여전히 생생한 공포로 남아있다’, ‘내 딸, 동생이나 누나, 여자친구 혹은 나의 일이 될 수도 있다. 강력 처벌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보안업체와 도어락 전문업체 등에 따르면 도어뷰어, 현관 및 창문 개폐감지기, 디지털 도어락과 이중 잠금장치 등 보안·안전강화를 위한 여성들의 제품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사생활 보호에 대한 관심도도 증가하는 추세로 주거지의 무인택배 시스템, 사선형 창호설계 등에 있어 여성고객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특히 대구지역 1인 가구 중 여성 비율은 전국 평균보다 높다. 대구여성가족재단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대구지역 1인가구는 총 25만9천525가구로 이 가운데 여성 가구 비율은 53.8%(13만9천608가구)에 달했다. 이는 전국 평균보다 3.5%p 높은 수치로 7대 광역시 중에서는 부산(54.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2일 대구의 한 대학가 인근 여성전용원룸에 주거하고 있는 A씨는 “돈을 조금 더 주더라도 여성들만 살 수 있는 곳이 낫다고 판단했다. 부모님의 걱정도 영향을 미쳤다”며 “추가 방범장치들도 사용한다. 요즘처럼 날씨가 더워지면서는 창문을 활짝 열지 않고 창문스토퍼를 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문스토퍼는 창문 틈에 끼워 고정하는 장치로 창문을 원하는 만큼만 개방할 수 있도록 한다. 자취 팁으로 추천되는 방범장치 중 하나다.

이밖에도 인터넷상에서는 혼자 사는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갖가지 방범 노하우들이 넘쳐난다. 남성 구두와 속옷을 집 안에 배치하거나 남성 목소리를 녹음한 음성파일 등을 보유해 이상한 낌새가 있을 시 틀어두거나 하는 등이다. 거주자 수와 성별 등에 대한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 종이고지서가 아닌 이메일이나 문자 수신을 통해 고지서를 받으라는 조언 등도 있다.

강혜숙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여성들이 안심하고 일상을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여성 개인이 성범죄를 예방하고 대처해야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특히 스토킹 범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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