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꿈틀거리며
떠나려 하는 새벽 미명의 시간
늦가을 들녘에서
하얗게 밤을 지 샌
슬픈 사랑을 만났다
숨어버린 달빛 속에서
가쁜 숨 몰아쉬며
밤이 새도록 달려온 당신
못 다 전해준 짧은 사랑의
서글픈 눈물들이
이 추운 들녘을 떠나지 못하고
영혼으로 서성이는가?
아침이면
이내 사라지고 말 것을
무엇이 그리도 서러워
이승에서의 아픈 연을
놓지 못하고 배회하는 걸까?
오래 전 늦가을 밤
잡은 손 힘없이 놓고 떠나야 했던
떠나기 싫어 몸부림치며
하얗게 밤을 지 샌 영혼
슬퍼 우는 사랑의 꽃
그것은 어머니!
당신의 눈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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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낙동강문학 신인상 詩부문 대상 수상, 한국시민문학협회 정회원, 낙동강문학 제1회 동인,
낙동강문학 편집 주필
우주의 역사가 억겁이라면 인생은 찰나다. 신의 영역에서는 우리 삶은, 눈 한번 깜박임의 시간에 불과 할지도 모를 일이다. 불교에서는 전생의 원수가 현생에서 부모 자식으로 만난다고 한다.
그리하여 전생의 원한을 끊고 서로 은혜로 갚으라는 뜻이다.
밤새 내려 눈발처럼 하얗던 서리꽃은 아침나절 얇은 햇볕에도 허무하게 사라지니, 이 같은 게 인생이니. 그래서 더욱 안타깝고 못 잊어 그리워하는 건 산 자의 몫이리라.
해설: 김연창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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