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6
가짜뉴스 6
  • 승인 2019.06.04 21: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종현
사회부장
내년 총선에서도 화두는 경제가 될 전망이다. 늘 그랬듯이 경제는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돼 집권당에게 큰 책임을 묻는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우리나라 경제가 폭망했다는것이 야당의 주장이다. 그 주장의 근거는 보수언론의 가짜뉴스다.

최근 대졸실업자가 60만 명으로 사상최대라는 보도가 있었다. 이 뉴스를 본 사람은 누구나 ‘경제정책이 얼마나 잘못됐으면 사상최대 60만 명이나 대졸 실업자가 생겼겠냐’며 혀를 찼을 것이다. 그런데 경제 전문가들이 뭔가 이상해서 팩트체크를 해보니 60만 명 대졸자라는 것이 올해나 최근 대학을 졸업한 대졸자가 아니라 모든 연령대의 대졸자 수를 모두 포함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성제대를 졸업한 올해 90살의 노인도 직업을 갖고 있지 않으면 이 통계에 포함된다. 그러니까 대학 졸업장이 있는 모든 연령대 실업자를 모두 대졸실업자로 보고 그 수를 더하니 60만명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의 청년고용정책이 문제라고 보도했다. 사실 최근의 청년고용률은 2008년 이래 최고라고 한다. 뉴시스와 연합뉴스 등 상당수의 언론이 지난해부터 이런 식으로 대졸실업자 보도를 해 왔다고 한 전문가는 전했다. 이런 보도는 단순한 코메디 수준이 아니다. 특히 이 보도는 대통령이 청년고용 사정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말을 하자마자 대통령의 인식이 문제 있다는 식으로 일제히 보도됐다. 이정도면 어떤 의도가 있는 사기라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부디 이 팩트체크가 잘못이라는 팩트체크가 나왔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언론의 수준이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정도 쓰레기는 아니길 바라기 때문이다.

5월 4일 슈피겔지가 독일 탈원전 정책에 대해 장문의 보도를 했다. 이를 받아서 국내 언론이 독일이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다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대서특필했다. 독일도 탈원전하다 실패했으니 우리도 당장 탈원전 정책 그만둬야 현명한 선택이라는 주장이다. 그런데 이 기사도 전문가들이 팩트체크를 해보니 사실과 180도 달랐다. 기사원본의 내용은 탈원전을 빨리 해야 하는데 메르켈 정부가 탈원전을 빨리 하지 않은 것이 실패라고 지적한 내용이었다. 기사 초반부에 ‘독일 정부 정책에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한 이 구절만 따서 독일 탈원전 정책이 실패했다며 왜곡 인용했다. 원본 기사에는 ‘정치인들이 국민 눈치를 보면서 재생가능에너지 발전소와 송전망 시설을 확대하는 데 부진하다. 메르켈 총리의 에너지 전환 정책이 실패위기에 처해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탈원전과 함께 재생가능 에너지를 늘려야 한다. 원전은 줄이고 재생가능 에너지 발전소 늘려야 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탈원전은 값비싼 실패, 독일에서도 밑빠진 독 비판 200조 원 쓴 독일 값비싼 실패’ 등 당장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고용률 감소, 실업률 최악 등 교묘한 엉터리 통계보도는 더욱 더 넘친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2013년 59.8%에서 2016년 60.6%, 2017년 60.8% 2018년 60.7%로 박근혜 정부와 비교할때 올라가고 있다. 연간 실업률이 2013년 3.1%, 2016년 3.7%로 올라 간 것과 비교하면 2017년 3.7%, 2018년 3.8%를 기록, 크게 나빠지지 않았다. 거리에 실업자가 넘쳐나고 해외 여행객이 급감할 정도로 나라가 망했는 것 같지는 않다. 취업자 증가수가 2017년 31만6천 명에서 2018년 9만7천 명이 된 것은 경제활동 인구수가 같은 시기 절반이상 줄었기 때문이다. 통계 전문가들은 2018년 취업자가 9만7천 명이 ‘증가’한 것은 외면하고 단순비교로 취업자 증가수가 지난해보다 줄었다고 말하는 것은 통계분석방법에도 없는 의도적인 장난이라고 지적한다. 취업자가 줄어들면 그것은 감소율 또는 마이너스 증가라고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구 감소로 취업자 증가수가 적어진 것을 마치 취업률이 마이너스가 된 것처럼 불안수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고용참사로 가장하기 위해 경제를 정치도구화하고 있고 보수매체 전체가 이런 기사를 양산하니 괜찮아 지려던 경제도 곤두박질 할 수밖에 없다. 수출과 내수 비중이 50대 50인 우리는 내수비중을 선진국 평균인 70까지 올려야 미·중 경제전쟁시기에 수출에 의존하지 않고 살아 남을 수 있다. 소득주도성장은 내수 비중을 70%까지 올려 경제 체질을 바꾸자는 정책이다. IMF 마저 추경을 통해 내수진작을 하라고 권하고 있다. 경제체질을 지금 바꾸지 않으면 우리는 정말 폭망할 것 같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