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기립니다, 6.25 참전 인도인
올해도 기립니다, 6.25 참전 인도인
  • 강나리
  • 승인 2019.06.05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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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공원에 잠든 故 우니 나야
낙동강 전투 지뢰 폭발로 순직
수성구, 현충일마다 참배 거행
수성구청관계자 나야대령기념비
고(故) 우니 나야(Unni Nayar) 대령(작은 사진). 수성구청 관계자들이 나야 대령 기념비를 참배하고 있다.

나야대령기념비
나야 대령 기념비.

나야대령
故 우니 나야 대령.
대구 수성구 범어공원에는 6·25전쟁 당시 유엔군으로 참전했다 목숨을 잃은 한 군인의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비석의 주인공은 인도 군인 고(故) 우니 나야(Unni Nayar) 대령. 머나먼 이국 땅에서 생을 마감한 나야 대령과 수성구는 어떤 인연이 있을까.

5일 수성구청에 따르면 나야 대령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7월 국제연합한국위원회 인도 대표로 파견됐다. 그는 낙동강전투가 치열했던 같은 해 8월 12일 칠곡 왜관지구 전선을 둘러보던 중 지뢰 폭발 사고로 순직했다. 전쟁 중 본국으로 유해 송환이 어려운 탓에 그의 유해는 화장돼 현재 기념비가 세워진 터(범어동 산 156)에 안치됐다. 나야 대령의 넋을 기리기 위해 같은 해 12월 7일 조재천 경북도지사가 이 자리에 기념비를 건립했다.

나야 대령의 아내 비말라 나야 여사는 1967년 처음 이곳을 방문했다. 나야 여사는 그로부터 19년 뒤인 1989년 5월 주한 인도대사와 함께 다시 이곳을 찾아와 남편을 추모한 뒤 돌아갔다.

비말라 나야 여사의 사랑에 감복한 수성구청은 1996년 나야 대령 기념비 주변을 새롭게 단장해 매년 현충일마다 참배식을 갖고 있다. 기념비는 2003년 국가보훈처로부터 국가현충시설로 지정받았다.

2011년에는 나야 대령의 조카사위인 비제이 남비아 유엔 사무총장 비서실장이 한국의 유엔 가입 2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부인과 함께 기념비를 참배했다. 일찍이 순직한 남편을 기리는 아내의 마음은 가족들에게 이어졌고 한국을 찾는 인도인의 방문 코스로 자리잡게 됐다.

특히 2012년 8월에는 “남편 곁에 묻히고 싶다”는 비말라 나야 여사의 유언에 따라 60여 년 만의 영현 안장식이 열리기도 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나야 대령의 딸 파바시 모한 씨가 아버지 기념비를 잘 관리해 달라며 미화 1천달러를 국제 우편 채권으로 수성구청에 보내왔다. 동봉된 편지에는 부모님의 영현 안장식을 치러준 데 대한 감사의 인사가 담겨 있었다.

수성구청은 나야 대령을 계기로 2013년 인도의 교육도시인 푸네시와 자매결연을 체결하고 교류·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강나리기자 nnal2@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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