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맨’, '보헤미안 랩소디' 흥행 바톤 이어 받을까
‘로켓맨’, '보헤미안 랩소디' 흥행 바톤 이어 받을까
  • 배수경
  • 승인 2019.06.06 2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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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캐릭터·음악성 더해
기존과 다른 판타지 뮤지컬
성공 이면의 고뇌와 외로움
그 근본이던 과거와의 화해
화려한 볼거리 이목 끌지만
감정 몰입엔 아쉽게 느껴져
마약·술·동성애인의 배신…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기시감
로켓맨
 



이번에는 ‘엘튼 존’이다. 영화 ‘로켓맨’의 개봉 소식을 들었을 때 자연스럽게 ‘보헤미안 랩소디’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비슷한 시대를 살았던 영국 출신의 뮤지션, 엘튼 존과 프레디 머큐리는 화려한 의상과 독특한 퍼포먼스, 그리고 성 정체성 등 닮은 점이 많다. 그 중 한 명은 세상을 떠났고 한 명은 지금까지도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1969년에 데뷔한 엘튼 존은 그동안 전 세계에서 3억 5천만장의 앨범 판매고를 올리고 80개국에서 3천 500회 공연을 했으며 그래미상도 5번이나 받은 살아있는 팝의 전설이다. 1998년에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서 작위를 받기도 했다.

현재까지도 사랑받고 있는 뮤지션의 삶을 보여준다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었을 듯하지만 덱스터 플레처 감독은 엘튼 존의 독특한 캐릭터와 그의 음악을 버무려 기존 음악영화와는 다른 판타지 뮤지컬을 탄생시켰다.

영화 ‘로켓맨’은 등에는 화려한 날개, 머리에는 뿔을 단 무대의상을 입은 엘튼 존(태런 에저튼)이 문을 박차고 나와 어디론가 향하면서 시작된다. 그가 도착한 곳은 중독자 치료소. 그는 자신이 술, 마약, 섹스, 폭식, 쇼핑 등 모든 중독에 빠져있다고 고백한다. 그의 중독의 근원은 무엇이었을까?


 
로켓맨-33
 


답은 어린시절의 그에게서 찾을 수 있다. 현재와 과거의 그가 만나는 장면에서 느닷없이 등장하는 뮤지컬 시퀀스는 관객에게 이 영화의 정체성을 바로 깨닫게 해준다.

왕립음악원에서 장학금을 받고 공부할만큼 천재적인 실력을 갖고 있던 레지 드와이트가 클래식 연주자가 아닌 팝스타 엘튼 존으로 변신하는 과정을 따라가다보면 화려함 뒤에 가려진 그의 인간적인 고뇌와 외로움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모두가 자신을 향해 환호하지만 결코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은 냉정한 아버지와 자신의 삶이 더 중요했던 어머니에게서 기인한 듯 보인다. 스스로 ‘무대용 갑옷’이라고 불렀던 화려한 의상을 입고 벌이는 퍼포먼스는 누군가가 자신을 봐줬으면 하는 몸부림이 아니었을까.

천재 뮤지션이 화려한 성공을 거두지만 무대 밖에서는 외로움에 시달리다 마약이나 술에 빠지고 동성애인에게 배신을 당하는 스토리는 어디선가 많이 본 듯 기시감이 느껴져 차별화되는 한방이 아쉽기도 하다. 게다가 환상적인 뮤지컬 장면들은 시각적으로는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한편으로는 극의 흐름을 끊어놓으며 감정의 몰입을 방해하기도 한다. 그의 수많은 음악들이 영화 속에 흐르고 있지만 엘튼 존의 팬이 아니라면 몇 곡을 제외하고는 귀에 쏙쏙 와닿지 않는다는 것 역시 단점으로 꼽힐 수 있다.

그렇지만 ‘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Goodbye Yellow Brick Road’ 같은 귀에 익은 곡들이 영화의 장면들과 적절하게 조화가 된 후반부에 이르면 관객 역시 그의 고뇌에 한층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 자기 자신을 버리기 위해 애썼지만 불행했던 그는 오랜 친구인 작사가 버니 토핀(제이미 벨)의 ‘네 자신을 잊지마. 그냥 너 자신을 보여줘’라는 조언으로 인해 비극적인 결말이 아닌 해피엔딩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다.



 
로켓맨
 



영화는 살아있는 전설인 엘튼 존의 성장기이자 과거와의 화해를 보여준다는 것에서 의미가 있다. 그가 어린시절의 자신과 화해하는 장면에서는 가슴 한켠이 뭉클해져오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엘튼 존의 젊은 시절을 그대로 불러낸 듯한 모습으로 노래까지 직접 부른 태런 애저튼의 연기는 놀랍다. ‘로켓맨’은 15세 이상 관람가이지만 동성애 장면이 다소 구체적으로 묘사되고 있어 가족영화로는 권장하고 싶지 않다. 영화 관람 전 미리 앨튼 존의 음악들을 들어보고 가는 것이 좋다. 맹렬한 기세를 보이고 있는 ‘기생충’과 ‘엑스맨: 다크 피닉스’의 틈에서 ‘로켓맨’이 ‘보헤미안 랩소디’에 이어 음악영화 열풍을 다시 불러일으킬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듯하다.

배수경기자 micbae@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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