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재개발 고질적 갈등구조 ‘악순환’
재건축·재개발 고질적 갈등구조 ‘악순환’
  • 한지연
  • 승인 2019.06.06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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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제안사업’ 이름으로
관 개입 없이 대부분 추진
시공사간 치열한 수주경쟁
조합·조합원 도 넘은 대립
공공관리자 제도는 있지만
‘지자체 자립도 충족’ 전제
적용 유보적…방관자 입장
오래된 주거지역의 재건축·재개발사업 추진이 민간주도로 이뤄지면서 사업지구마다 이해관계자들간의 갈등구조가 빚어지고 있지만 대개 지자체는 방관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지자체가 공정한 사업추진을 위해 제대로 관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미약한 탓이다.

현행 주택 재건축·재개발사업은 ‘민간제안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대부분 관의 개입이 없이 추진되고 있다. 이로 인해 사업 수주를 위한 시공사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그 과정에서 조합과 조합원들 간 대립 양상이 도를 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마땅히 개입할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수수방관하고 있어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 경우도 발생한다.

대구 북구 칠성24지구 재건축사업에서는 시공사의 금품비리 의혹이 불거지는 등 조합 내 첨예한 갈등으로 경찰이 수사를 진행 중이고, 대구 중구 남산4-5지구 재건축사업에서는 부재한 세입자 이주대책으로 조합과 이주거부 상가 세입자간 대립양상이 뚜렷하다.

지난 2010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으로 공공이 정비사업을 관리하는 공공관리자제도가 마련됐다. 재건축·재개발 사업 등의 공공성을 강화해 비리와 부작용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시장 및 군수와 해당 구청이 추진위원회·정비업체 구성 등을 공정하게 관리하는 등 사업 초창기부터 적극적으로 관리토록 한다.

하지만 해당 제도는 지자체마다 자립도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시행하는 것이 가능해 적용시기에 있어 유보적이다.

재건축·재개발사업 전문 업체들은 개발사업 준비단계에서부터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A 개발업체 관계자는 “시공사들이 조합설립추진위원회 결성 시부터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투자하는 것은 이미 오래된 관례”라며 “조합, 건설업체, 정비업체, 부동산 등은 서로 얽히고 얽혀있는 관계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공관리자제도가 실시된다고 해도 제 역할을 해낼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도입취지와 기능 간 괴리, 이해관계 충돌에 따른 각종 분쟁 처리시스템 미진, 예산부족으로 인한 사업지연 우려 등 문제점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지역주민들이 관리처분 계획 수립, 사업시공사 선정 등 재산변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들에 대해 공개하기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고도 한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관이 재건축·재개발사업을 주도할 경우 공공성 확보로 투명한 관리가 가능할 수 있지만, 재건축 관계자들이나 지역 주민들이 부정적일 수도 있다”며 “재건축·재개발이라는 것이 주거환경 정비라는 목적도 있지만 자산가치 상승이라는 부분이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여러 이해관계가 상충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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