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소 조업정지 … 자칫 초가삼간 태울라
제철소 조업정지 … 자칫 초가삼간 태울라
  • 승인 2019.06.0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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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대기오염물질을 무단 배출한 데 대해 지방자치단체들이 ‘조업정지 10일 행정처분’을 내렸다. 제철소의 고로 정비 과정에서 대기오염 방지 시설이 없는 안전밸브를 열어 오염 물질을 배출했다는 이유다. 그러자 환경단체의 주장만 듣고 지나친 조치를 취했다고 한국철강협회가 6일 항변하고 나섰다. 고로(용광로) 내부 잔류가스 배출로 인한 환경영향은 미미하다면서다. 이에 환경단체는 철강업계가 시민들의 피해에 대한 사과는 한마디 없이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며 공식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양측의 주장은 모두 일리가 있다. 이번 기회에 과학적 검증을 거쳐 환경과 기업활동을 함께 생각하는 절충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법을 어기면 처벌을 받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독일과 일본, 중국 등 다른 나라 제철소들도 모두 안전벨브를 개방해 고로를 정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만 문제를 삼는 것은 지나치다. 더구나 안전벨브 개방 시 어떤 오염물질이 얼마나 배출되는지도 아직 명확히 검증되지 않았다. 지난달 국립환경과학원이 드론을 이용해 배출가스 정도를 한 차례 조사한 게 전부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환경단체의 문제 제기에 지방정부가 기다렸다는 듯 조업정지 처분부터 내린 것은 성급한 측면이 있다.

철강업계는 고로 조업을 정지한 채 버틸 수 있는 기간을 최대 4~5일로 보고 있다. 그 이상 멈추게 되면 쇳물이 굳어 복구에만 3~6개월이 걸리는 데다 고로를 아예 폐기하고 새로 지어야 하는 최악의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한다. 심각한 문제다. 해당 기업이 수천억원의 손실을 보는 것은 물론 협력업체와 지역 경제에도 불똥이 튈 게 뻔하다. 철강을 주 원자재로 하는 조선, 자동차, 가전업체 등 연관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 직간접적인 피해가 수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현재 포항·당진·광양제철소에는 포항의 9기를 포함헤 12기의 고로가 있는데 모두 2개월 주기로 정비한다. 안전벨브를 대체할 기술이 없는 상태여서 나머지 9기 고로도 조업정지 대상에 해당된다.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다. 오염 배출량과 위해성 정도를 철저히 조사해 오염 저감기술을 확보할 때까지 유예기간을 두는 방법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나라 경제가 말 아닌 시점임도 적극 고려할만하다. 오염물질 불법 배출을 허용해선 안 되지만 그렇다고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일은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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