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청춘 보듬는 ‘위로의 몸짓’
아픈 청춘 보듬는 ‘위로의 몸짓’
  • 황인옥
  • 승인 2019.06.1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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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이상한 댄스 컴퍼니 공연
무용수 이상훈 안무가로 참여
대구지역 춤꾼 4명 삶 이야기
옴니버스식으로 엮은 춤사위
일상에 찌든 청춘 고뇌 형상화
이상훈 "일본·독일 등 누비며
예술적 지평 세계무대로 확장"
안무가 이상훈.

도전은 청춘들의 전유물이다. 도전하고 실패하고 또 도전하고 실패해도 시간은 그들 편이기 때문이다. 시간을 자산으로 가진 그들은 엄청난 특권층일 수 있다. 깨지고 상처나고 그래서 아파도 도전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충분하기 때문.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그러나 경기침체와 빈부격차 등 청춘들을 둘러싼 환경은 녹록치 않다. 물론 상처는 깊어만 간다.

무용수이자 안무가인 이상훈이 안무가로 참여한 춤 공연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의 주인공은 우리시대의 청춘들이다. 대구에서 활동하는 4명의 무용수들의 녹록치 않은 삶의 이야기를 춤으로 풀어낸다. 이상한 댄스 컴퍼니(대표 이상훈) 제10회 정기공연으로 열리는 이번 무대는 22일 오후 5시 대명동 씨어터 우전에서 올려진다.

4명의 무용수들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올려지는 이번 무대에는 이정민, 나혜민, 이석빈, 김가민 등이 참여한다. 무용수 이정민은 공 하나만으로도 즐거웠던 어린 시절과 입사원서로 하루를 보내는 현재 젊은이의 모습을 오버랩하며 오늘날 청춘의 고뇌를 춤으로 형상화하고, 나혜민은 도를 넘어 미쳐가고 있는 젊은이의 모습을 격정적으로 보여주고, 이석빈은 잠깐의 꿈의 여행을 떠난 젊은이를 묘사하며 일상에 찌든 청춘들을 위로한다. 또 김가민은 어린 날의 사진을 보며 욕심과 언쟁 속에서 잃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되찾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번 작품은 지난해 12월에 대구예술발전소에서 초연으로 선보인 ‘웜. 홀-Damian’을 심화한 버전이에요. 제목도 새롭게 바꿨어요.”

무용수 이상훈이 농익었다면 안무가 이상훈은 아직은 풋풋하다. 경북예술고등학교와 한양대학교 생활무용예술학과와 계명대학교 예술대학원을 졸업하고 대구시립무용단 정단원으로 활동하며 유려한 춤사위로 자신만의 춤세계를 개척해왔지만 안무가로는 한창 역량을 키워가는 중이다. 그는 지난 2009년 이상한 댄스 컴퍼니 창단 공연 ‘비장애인과의 벽 부수기’ 안무를 시작으로 최근까지 18개 작품의 안무를 맡아왔다.

안무가 이상훈이 들여다보는 주제는 ‘인간’이다. 다양한 주제와 장르를 열어두고 있지만 점진적으로 ‘인간’에 집중해가고 있다. 특히 일상 속 인간의 심리를 건드려 주제의 핵심을 파고든다. “일상 속 사람들의 이야기는 강렬한 메시지와 힘을 가지죠.”

2019년은 안무가 이상훈에게 기회의 해로 기억될 것 같다. 국내는 물론 독일, 일본,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태국 등 전세계를 누비고 있다. 우선 독일 헤센주의 주도인 비스바덴(Wiesbaden)에서 4월30일부터 5월31일까지 진행된 인터네셔널 메이 스프링 페스티벌 (Internationale Mai fest spiele)에 참여했다. 시드 라르비(Sidi Larbi Cherkaoui)가 이끄는 Eastman Company 소속으로 솔로와 2인무를 선보였다.

벨기에와 덴마크 공연도 예정돼 있다. 올 8월 12일부터 17일까지 일주일간 벨기에 이스트맨 무용단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작품을 시연하고, 12월 3일부터 19일까지 덴마크 올보르그 (Aalborg) 에 위치한 노드 크레프트 (Nordkraft) 문화센터 와 코펜하겐 (Copenhagen) 에 위치한 댄스 카펠렛 (Danse Kapellet)에서 이상한 댄스 컴퍼니와 뮤드 컴퍼니의 협업 무대를 한국 덴마크 60주년 수교 공연으로 올린다.

이에 앞선 9월 10일부터 29일까지는 한 일 교류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 되는 지쿠고시 댄스 프로그램 (Fukuoka Chikugo dance program)에 이상훈외 한국 안무가 2명과 일본 안무가 쿄시로 오시마(Kyoshiro Oshima) 외 2명과 각각 40분 내외의 작품을 안무한다. 공연은 지쿠고시에 위치한 사탄쿠스 (SathanKus) 극장과 게이분칸 (Geibunkan) 미술관에서 열린다.

올해 그의 활동을 유목적이며 도마디즘적(nomadism·특정한 방식이나 삶의 가치관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자아를 찾아가는 것을)으로 규정할 수있다. 활동범위를 전지구적 차원으로 확장해 예술적인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는 것. 향후에도 그의 세계차원은 도전은 계속된고 했다. “가능하다면 세계 무대로 시야를 넓히고 그 과정에서 배운 것들을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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