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학과 문화예술
지역대학과 문화예술
  • 승인 2019.06.11 21: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노광
대경소비자연맹 정책실장
경제학박사
지역 명문 사학인 계명대학교는 창립 120주년을 기념해 "함께 만든 계명 120년, 함께 빛낼 계명 120년"의 마음으로 지난 5월 20부터 22일까지 오후 7시 30분 계명아트센터에서 오페라 <나부코>를 공연하였다. 이번 공연은 시민들을 무료로 초청함으로써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관람하고, 공동의 경험을 통해 공동체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나부코>는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의 작품으로 성서에 나오는 영웅 바빌론 왕 네부카드네자르 2세의 이야기를 각색한 내용이 줄거리이다. 바빌론 유수를 겪으며 유프라테스 강변에서 조국을 잃은 슬픔과 억압 속에서도 희망을 노래하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날아가라, 내 마음이여, 금빛 날개를 타고'는 베르디의 마음에 창작을 열정을 불러일으키며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오페라 <나부코>를 탄생시켰다.

국내 대표 성악가로 손꼽히는 이화영, 김승철, 강현수, 안드레이 그리고레프 등 계명대 음악공연예술대학 교수들을 비롯해 동문, 재학생 등 300여 명이 각자 소명의식을 갖고 공연에 출연했다. 또한 해외 자매대학인 밀라노 베르디국립음악원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이자 지휘과 교수로 재직 중인 마에스트로 다니엘레 아지만이 지휘를 맡고, 일본 오사카음악대학 히로키 이하라 교수가 연출을 맡아 예술적인 완성도를 높였다.

대구는 박태준, 현제명, 하대응, 김진균 등 한국음악사에 빛나는 업적을 남긴 유명한 작곡가들을 배출해낸 곳이다. 1952년 대구카톨릭대, 1959년 계명대, 1969년 영남대, 1982년 경북대 그리고 1993년에는 대구예술대 순으로 음악과가 신설되면서 전문적인 음악교육을 받은 음악인들이 많이 양성되어 있다. 따라서 대구오페라의 역사는 지역대학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오페라 공연은 종합예술의 성격을 띄고 있다. 오페라 공연을 위해서는 성악, 합창단, 오케스트라, 지휘자, 무용수, 객원출연자 등 많은 출연진이 필요하기 때문에 큰 규모의 대학이 아니면 현실적으로 오페라단을 운영하기가 어렵다. 그동안 지역 사회에서 계명대학교는 지역의 오페라가 문화예술의 장르로 발전할 수 있는 뿌리 역할을 해왔다.

대구시는 지역 대학에서 배출된 전문 인력을 원동력으로 삼아 1992년 대구시립오페라단을 창단하였다. 또한 2003년 대구오페라하우스 개관 이후 지금까지 '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개최하고 있으며, 매년 행사가 거듭될 때마다 축제에 참가하는 단체들의 국적이나 지역들이 다양해지고 그 규모도 커지고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지역 대학과 대학생을 위해 '대구국제영아티스트오페라축제'를 개최하여 신진 성악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2015년부터는 지역 대학 및 해외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오페라 유니버시아드', 2017년에는 신진 성악가를 위한 '영아티스트 오페라'를 세분적으로 운영하여 젊고 유능한 성악가의 잠재능력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다만 안타까운 일은 2000년대에 활동하던 소규모 민간오페라단이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휴면사태에 있다는 것이다. 오페라는 대형오페라단도 필요하지만 중간규모와 소규모 오페라단이 함께 활동할 수 있어야 그 토대가 굳건해진다. 소극장오페라의 경우 대극장오페라와 동일하게 레퍼토리를 쓸 수 있고, 그 규모가 줄어듦에 따라 비용절감도 할 수 있다. 그리고 소규모 오페라 공연은 관객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으므로 오페라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필요한 공연방식이므로 실질적인 지원도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평가시스템을 관객수를 기준으로 하는 것도 문제다. 이런 경우 지역 예술계에서 신인들을 발굴·육성하려는 노력보다는 중앙에서 인지도와 티켓파워가 높은 상업화된 연주자를 초청하므로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연주자들이 무대에 설자리가 좁아질 수 있다. 물론 주최측 입장에서는 작품성과 관객의 호응 등을 감안하여 검증된 연주자를 초빙함으로써 위험을 회피하려고 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지역사회의 음악발전은 정체될 수 있으므로 평가시스템을 수정하여 지역할당제를 포함시킬 필요성이 있다.

지역 대학에서 양성된 전문가들이 지역에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지역사회의 역할이다. 지역 대학과 지역 사회가 상호 유기적인 역할을 통해 지역문화예술이 발전할 수 있고, 지역문화예술의 발전은 문화예술계 학생의 진로에서부터 지역 대학의 이미지 제고 등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지역 대학은 지역혁신의 중추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많이 본 기사
동영상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