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했던 조문단 파견 불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별세와 관련해 북한이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통해 직접 조화와 조의문을 전달했다.
통일부는 12일 오후 5시 북측이 판문점 통일각에서 김 제1부부장이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남측에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호 통일부 차관, 장례위원회를 대표해 박지원 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민주평화당 의원) 등이 맞아 조화와 조의문을 받았다.
이날 북한이 조문단을 보내올 경우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교착된 남북관계의 돌파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측의 조문단 파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으나 조문단 파견은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
앞서 북한은 2001년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별세 당시 조문단을 처음 파견해 남북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온 남측 인사들의 장례에 조문단을 파견했다. 2009년 8월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의 조전을 보내고 특사 조의방문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이 여사는 역사상 첫 남북정상회담에 영부인으로 동행했고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방북해 조문하면서 상주인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난 인물이다.
하지만 북한의 이번 결정은 하노이 노딜 여파로 남북관계가 소강상태인 상황에서 북측이 다소 부담을 느낀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북측이 조문단을 파견하지 않는 것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 일정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등을 고려한 조치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단 김정은 위원장이 백두혈통이자 친여동생인 김 제1부부장을 통해 조의문과 조전을 직접 전달하는 등의 형식을 취했다는 점에서는 최대한 예우를 갖추려 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대억기자 cde@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