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교착 실마리 풀릴까
북미교착 실마리 풀릴까
  • 최대억
  • 승인 2019.06.12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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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트럼프에 친서
미국과 대화 의지 밝혀
당장 협상은 어려울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가 이번에도 지지부진한 비핵화 협상의 분위기가 반전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친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아름답고 따뜻하다”고 묘사한 점에 비춰 싱가포르 합의 이행의 의지를 비롯한 긍정적인 내용이 담겼을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하노이 결렬에도 불구하고 북핵 협상의 가장 중요한 동력이 됐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신뢰는 훼손되지 않았다는 점이 다시 확인되면서 3차 정상회담을 향한 ‘톱다운’ 외교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작년 11월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북미 고위급회담이 전격 연기되는 등 북미협상이 난항을 겪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1월 2일 김 위원장에게서 친서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한 것을 시작으로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급물살을 탄 바 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12일 서울에서 한 연설에서 이와 관련, “그동안 전혀 대화나 콘택트(접촉)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북미 간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북한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미국과 대화 시한을 올해 연말까지로 못 박고 ‘셈법’을 바꾸라고 요구하는 대미 압박 행보에서 벗어나 다시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을지는 예단하기 힘들다.
북한은 미국에게 새 계산법을 들고나오는 게 먼저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은 미동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국은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압류하고 국무부 홈페이지를 통해 대북제재 위반 사례를 신고하면 500만 달러의 포상금을 지급한다는 포스터를 게재하는 등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북한은 이날도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제2차 조미수뇌회담이 파탄된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에 있다”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5월4일과 9일 잇달아 ‘전술유도무기’를 발사한 데 대해 애써 그 의미를 평가절하하며 김정은 달래기를 계속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두 번째 타격훈련 다음날인 5월 10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국방부가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쐈다고 확인했는데, 당신과 김정은 간의 신뢰 위반(a breach of trust)이라고 생각하는가. 이번 일로 인해 화가 나거나 좌절해 있는가. 우리가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아니다. 아니다.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북한도 당장 태도를 바꾸지 않으리라는 분위기가 미국 대신 남북관계를 통해 감지된다.

북한은 고(故) 이희호 여사 별세와 관련해 조문단을 파견하지 않고 조화와 조의만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통일부는 전날 고 이희호 여사 장례위원회 요청으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부음을 전달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북한이 고위급 인사를 조문단으로 파견한다면 이 계기에 남북 당국 간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현재로선 어려워 보이는 상황이다.

최대억기자 cde@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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