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숲, 그리고 자연이야기] 우리의 소중한 자원 보호수, 제대로 보호하고 있나요
[나무, 숲, 그리고 자연이야기] 우리의 소중한 자원 보호수, 제대로 보호하고 있나요
  • 임종택
  • 승인 2019.06.16 2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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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비 많이 내린 대구
보호수 걱정에 현풍면 방문
연못 주변 느티나무 두 그루
뿌리 주변엔 답압 심하고
잎은 병해충 침입에 시달려
한훤고택 주변 은행나무는
도로변 자리해 사고 위험도
오랜 세월 함께 해온 보호수
역사·문화적 가치 매우 커
 
느티나무보호수1
느티나무 한그루가 목이 마른지 물을 먹으려고 잎새를 연못으로 날름거린다.

 

나무, 숲 그리고 자연이야기 - (3) 종합생태공원을 기대하며

얼마 전 대구에도 비가 많이 내렸다. 비가 오면 보호수 외과수술 부위에 수분이 침투할까 걱정이 되어 작년 이맘때쯤 생육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찾았던 현풍면 지리와 대리에 있는 보호수를 다시 찾기로 마음먹었다.

세 곳 중 두 곳의 보호수 세 그루(느티나무 두 그루, 은행나무 한 그루)는 무척 힘겹게 생을 이어가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고, 세 곳의 보호수와 주변의 땅을 활용한 보호수포켓공원과 생태종합공원 조성이 가능한지 탐사하기 위해서였다.


곧바로 중부내륙고속도로 현풍IC 인근에 위치한 현풍면 대리와 지리로 향했다. 대구 수목원 앞길을 따라 시원하게 뚫린 산업도로 주변의 가로수와 녹지가 이채롭다. 보호수는 테크노폴리스를 지나 달성 2차 산업단지 가기 전인 현풍IC 인근에 있었다. 지리에 있는 느티나무 5그루(모두 보호수로 지정)는 수령 약 300년으로 서쪽 대니산(해발 407m)의 발등 어디쯤 만들어진 조그마한 연못인 지동지 주변을 호위하듯 당당하게 서 있었다. 보호수가 방풍림과 비보수(수해를 예방하고 풍수지리상의 결함을 막기 위해 심은 나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벌레집이 주렁주렁 느티나무에 벌레집(느티나무외줄면충)이 열매처럼 붙어있다.
벌레집이 주렁주렁 느티나무에 벌레집(느티나무외줄면충)이 열매처럼 붙어있다.


지동지의 느티나무 다섯 그루 중 세 그루는 생육 상태가 아주 좋았지만 도로 정자 옆의 두 그루는 상태가 매우 심각했다. 뿌리 주변은 콘크리트 포장으로 답압이 심하며 수세가 약화되어 병해충의 침입으로 잎에는 느티나무외줄면충 벌레집이 수도 없이 열매처럼 매달려 있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끼칠 정도여서 나무의 상태가 위중함을 바로 알 수 있었다. 가지도 많이 썩어 수관부 잎의 밀도가 빈약했다. 해충의 피해는 초기에 예방했거나 해충 발생이 시작되었을 당시 방제하였다면 이러한 사태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방제를 했지만 수세가 워낙 약해 방제 효과가 미미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보호수의 나뭇잎은 햇빛을 받아 광합성으로 만든 각종 영양소를 줄기나 뿌리로 보내야 한다. 해충의 알집으로 인한 광합성 작용의 불량으로 영양분을 충분하게 만들지 못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사태가 더욱 심각해진다. 이미 만연한 해충의 피해는 어찌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낙엽이 지는 가을을 지나 나무의 상태를 관찰하여 이듬해 봄 싹이 나기 전 예방하고 잎이 난 후 한 번 더 나무에 약 방제를 해주고 바닥 포장 부분을 제거한다면 심각한 상태는 어느 정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지동지는 아담하고 고요한 기운이 느껴지는 정원의 연못 같은 느낌이 들었다. 못 둑의 산책로 길이 이채로웠다. 색깔을 칠한 자갈을 박아 놓은 지압산책로길, 그 길옆으로 물억새 군락이 바람에 서걱거리는 소리, 연못 바닥에 새파랗게 피어오른 무성한 뚝새풀과 연못 가운데에 동그란 원도가 아담하고 예뻤다. 작고 짧지만 한없이 길어 보이는 못 둑길을 오래 걷고 싶어졌다. 평온과 상념이 교차하는 시간, 아침 태양이 못 가운데로 용알처럼 들어와 박힌다. 붉은 아침 햇살을 받아 저수지 유역인 연못 아래 농지에는 누렇게 익은 찰보리가 바람에 일렁였다.

 

한훤고택앞은행나무보호수
한훤고택 앞 은행나무보호수.


지동지 연못에서 북쪽으로 약 120m쯤 떨어진 곳에 또 하나의 보호수인 은행나무 한 그루가 한훤고택 앞에 자리하고 있다. 한훤고택은 조선 오현(정여창, 조광조, 이언적, 이황, 김굉필)이라 불리던 김굉필 선생을 모신 서원으로 11대손인 김정제에 의해 제수되었다. 지동지 연못도 그 당시 세거(世居)를 위해 판 것이라고 한다. 은행나무 수간(뿌리에서 첫가지 아래쪽 줄기) 부위에는 외과수술을 해놓았다. 보호수가 자리한 곳이 도로변이라 지난해 자동차 충돌 사고로 보호수 안내판이 파손되었다. 사고 후 해당 관청에서 안내판을 새로 설치하였지만 보호수는 사고 위험 속에 하루하루 위태롭게 살아간다.

보호수 뿌리 주변은 많은 사람들이 한훤당 고택을 방문하고 고택 안의 카페 출입으로 바닥이 단단하게 답압되어 뿌리가 호흡하는데 큰 지장을 받고 있었다. 이 사실을 확인한 해당 관청에서 다져진 표토의 일부를 걷어내고 답압으로부터 뿌리를 보호하기 위해 보호수 주위에 나무 데크를 설치하였다. 보호수의 수관부는 우렁찬 기세로 자라지는 않지만 더 이상 수세가 악화되기 전에 생육 개선 작업을 한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중요한 것은 보호수의 생존권이다. 태양이 작열하는 여름이 깊어질수록 나무는 자신의 몸체를 키우고 영양분을 저장하여 기력을 회복하여야 한다.

보호수는 생명체인 동시에 역사 문화적 의의가 매우 크고 의미 있는 존재다. 존재만으로 고개가 저절로 숙여진다. 노거수목 특히 보호수는 녹지의 일부로서 오랜 세월동안 천재지변이나 생리 노쇠화에 의한 자연적 파손과 화재, 개발행위 등과 인위적 외압을 견디면서 우리 민족의 혼과 얼을 간직하여 역사성과 함께 문화적 유산으로 가치가 있는 생물 자원이다. 보호수가 과거에는 당산목이나 풍치목, 호안목으로 이용되었지만 지금은 휴게나 모임 장소, 경치의 제공 등의 역할로 바뀌었다. 보호수는 생명체이므로 언젠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없어질 테지만 마을 사람들과 함께 동고동락했던 소중한 민속 문화와 정신, 지역의 역사성 계승 없이 홀연히 사라져버린다면 그보다 더 슬프고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이다.

대구의 보호수 중 가장 많은 것은 느티나무이고, 그 다음 팽나무, 느릅나무, 은행나무 순이다. 도심에서는 녹색 공간이 서서히 감소하고 고층 건물들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도심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휴식 공간이나 녹지 공간을 찾기는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보여 녹지 공간을 확보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도시 인근의 농촌 지역도 근거리 생활형 휴게 녹지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현풍면의 보호수와 생태습지 인근 지역은 농촌과 도시가 어우러진 곳으로 산업단지와 연계되어 생태공원화하기에 안성맞춤한 장소다. 보호수를 중심으로 한 포켓공원이나 생태종합공원이 조성되어 부족한 녹지 공간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지동지 몽리 구역 황금빛 보리밭 아래는 천연기념물 453호로 지정되었으며 환경부 멸종위기동물 2급으로 지정된 남생이가 사는 용흥지가 있다. 용흥지는 이미 2012년 환경부로부터 생태습지 조성지로 지정되어 자연생태보전구역으로 잘 보존되고 있다. 이곳에는 남생이뿐만 아니고 흰뺨검둥오리, 청개구리, 갯국화, 기린초, 달뿌리풀, 물억새, 구절초, 범부채, 꽃창포, 세모고랭이, 애기부들, 애기원추리, 왜성술패랭이, 줄, 층꽃, 털부처, 갯버들이 사는 자연생태수생공간이다.

 

용흥지옆 보호수(느티나무,회화나무)
용흥지옆 보호수(느티나무,회화나무)


용흥지 옆에는 또 다른 보호수인 느티나무 한 그루와 회화나무 한 그루가 관리되고 있다. 북서쪽의 대니산에서 지동지 그리고 용흥지로 연결되는 자연생태보전구역은 양서류와 파충류, 수생식물들의 먹이사슬이 잘 보존된 지역이다. 더불어 용흥지와 지동지 사이의 공간인 농지(매입이나 임대 등)를 활용하여 야생화생태원을 조성하고 세 곳의 보호수와 함께 어우러진다면 대구 달성의 훌륭한 생태관광코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달성에는 큰 규모의 마천산 산림욕장과 야생화생태원이 있지만 마을 특성을 살린 소규모 생태탐방공원과 연계된다면 매력적인 관광 코스이자 생태교육장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동쪽으로는 비슬산 서북쪽은 대니산과 보호수 인근의 대구시지정 문화재인 현풍곽씨십이정려각, 한훤고택, 암곡서원 등 삼강의 예와 도동서원, 비슬산 참꽃축제 그리고 산림치유센터와 연결한 광역탐방 관광 코스 개발도 생각해봄직하다. 해가 하늘 높이 솟아오른 뜨거운 시간대이지만 귀갓길의 발걸음이 가볍다. 희뿌연 안개구름 사이로 비슬산 천왕봉이 지나가고 있었다.

도시숲조경관리전문가되기저자2
임종택 (나무치료사·대구한의대 환경조경학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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