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으로 행복할 수 있다
‘만원’으로 행복할 수 있다
  • 승인 2019.06.1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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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철
자유기고가
2000년대 초, ‘싸이월드’라는 소셜 네트워크는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특히, 개인의 가상 공간인 ‘미니홈피’는 고유명사가 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누렸는데, 작고 아기자기한 형태의 디자인과 인터페이스가 특징이었으며, 특히 다른 일촌에게 자신의 사진과 일상을 공개하기 위해 많이 이용되었다.

그 당시, 한국의 뮤지컬 시장이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며 성장한 시기여서 그런지 몰라도, ‘싸이월드’의 대문사진이나 게시판에는 ‘뮤지컬 관람 사진’이 많이 포스팅 되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때도 젊은 여성들의 뮤지컬 티켓 파워는 대단했다. 그리고 뮤지컬 티켓 선물은 여자친구에게 가장 사랑받는 방법(?)이 되기도 하였다.

고가의 뮤지컬 티켓이 잘 팔리는 현상을 그 당시에는 ‘베블런 효과’에 빗대어 설명한 시각도 있었다. ‘베블런 효과’란 동일한 상품에 대해 소비자가 높은 가격을 기꺼이 지불하려는 행태로, 특히 구매자가 과시하고 싶은 욕구가 강한 사치품 시장에 주로 존재한다.

세월이 흘러, 어느 덧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3~4위권의 뮤지컬 시장을 가지게 되었다.

뮤지컬 학과도 만들어졌고, 뮤지컬 전문배우도 탄생되었을 뿐만 아니라 뮤지컬 전용극장도 만들어 졌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한국 뮤지컬 시장의 성장가능성을 걱정하며, 인구 대비 뮤지컬 관람인구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시각도 있다. 또, 해외 뮤지컬 작품들의 로열티 상승, 배우들에 대한 높은 개런티, 그리고 공연장 대관 문제 등 뮤지컬 제작환경 또한 그리 녹록치 않다는 의견도 있다. 아울러 영화에 비해 뮤지컬이 널리 대중화 되지 못한 이유 중에 하나로 관람비용이 영화에 비해 높게 형성돼 있다는 볼멘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뮤지컬이 주는 매력은 그 어떤 대중문화나 공연산업과도 대체할 수 없을 것이다.

인류사의 모든 예술장르가 혼합되어 있는 그 ‘역사적 융합성’이나, 극적 줄거리가 노래와 무용으로 바로 관객들 앞에서 시연되는 그 ‘비복제적 현장성’은 현대인의 문화적 욕구를 가장 잘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문화산업적으로도 뮤지컬 산업은 뮤지컬 OST, 캐릭터 상품 개발, OSMU의 부가가치 창출성, 뮤지컬 갈라쇼의 상품화 등 2차 수익을 창출 할 수 있는 수익원도 풍부하다. 그러나 고가의 뮤지컬 티켓이 주는 ‘현실감’은 뮤지컬의 제약임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10년 째, 뮤지컬 대중화를 위해 시행되고 있는 ‘이벤트’가 있다. 그 이름은 DIMF의 ‘만원의 행복’이다. 세계적인 뮤지컬을 단 돈 ‘만원’으로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7월 5일 까지 대구백화점 앞 ‘티켓부스’는 ‘만원으로 행복한 사람’들로 붐빌 것이다. 이건 오로지 전 세계에서 대구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뮤지컬 도시 대구로 오시라!

만원으로 행복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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