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 ‘혜원의 집’엔 오늘도 청춘이 쉬어간다
군위 ‘혜원의 집’엔 오늘도 청춘이 쉬어간다
  • 김병태
  • 승인 2019.06.1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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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그 곳
한폭의 그림같은 자연 환경
사계절 다양한 음식과 과일
졸졸 흐르는 집 앞 개울과
뒷동산 다람쥐 뛰어노는 곳
고향집처럼 편안함 느껴져
청년들 힐링 명소로 각광
주인공 ‘혜원의 집’ 찾아서
관광객 발걸음 끊이지 않아
군위
 

청춘들의 아주 특별한 사계절 이야기로 잔잔한 감동을 주며 스크린을 달궜던 영화 ‘리틀포레스트’. 시골마을에 마치 이 영화를 위해 만들어 놓은 집처럼 찰떡 궁합을 이룬 ‘혜원이 집’에서 풀어가는 청춘이야기가 시골마을로 관광객을 이끌고 있다. 막을 내린지 1년이 지난 지금도 주인공들의 향기를 찾아 경북 군위군 우보면 미성리 ‘혜원이 집’으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계절이 가장 아름다운 곳

도시 생활에 지친 ‘혜원’이 고향 집으로 돌아와 시작되는 이야기 ‘리틀 포레스트’에서 사계절 동안 가장 중요하게 등장하는 공간은 바로 ‘혜원의 집’이다.

임순례 감독은 배우들의 캐스팅 만큼이나 ‘혜원의 집’을 찾는데 총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풍성한 자연환경을 갖추면서 기본적인 구조물이 자연과 잘 어우러질 수 있는 집을 찾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제작진은 첫 후보지로 사계절 경계가 뚜렷한 강원도를 택했지만, 지형상 제철에 맞는 농산물과 꽃, 과일 등이 다양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다.

전국 시골 마을을 물색한 끝에 찾은 곳이 미성리에 위치한 지어진 지 70년이 된 오래된 목조 별채였다.

넓은 마당과 세월의 흔적이 남은 돌담, 감나무 세 그루에 열린 빨간 감이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는 집을 처음 본 순간, 영화 제작진 모두 단번에 매료되었다는 후문이다.

마당뿐만 아니라 크게 뚫린 창문과 마루까지, 자연과 교류하고 순응할 수 있는 공간인 ‘혜원’의 집은 계절의 변화와 함께 성장하는 그녀의 내면을 보여주기에 더없이 안성맞춤인 공간이었다.

한국의 뚜렷한 사계절을 보여주기 위해서 세트장이나 CG를 활용하는 것이 아닌, 실제의 풍경을 있는 그대로 촬영하기로 결정한 제작진은 텃밭의 고추, 감자, 토마토 등은 물론 논의 벼까지 스탭들이 직접 심고 기르며 농사를 지는 공을 들였다.

하지만 사계절을 촬영하며 현실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자연이 뒷받침 돼 줘야한다는 것이었다.

봄의 사과꽃, 여름의 토마토와 옥수수, 가을의 황금 들판, 겨울의 하얀눈 등 제작진과 함께 호흡을 맞추기라도 한 듯 이곳의 계절환경은 제작진의 의도와 딱 맞아 떨어져 계절의 변화를 고스란히 담 아낼 수 있었다.

관객들 역시 ‘리틀 포레스트’ 속에서 그 어떤 아름다운 미술보다 편안하고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영화 리틀포레스토 촬영지 혜원이집을 관광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영화 리틀포레스토 촬영지 혜원이집을 관광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몸과 마음의 허기까지 채워주는 곳

리틀 포레스트 영화가 주는 또 하나의 힐링은 사계절 다양한 ‘음식’이다.

혜원이 손에서 뚝딱 만들어지는 음식이 숨어있는 맛샘을 자극하고 당장이라도 따라서 만들고 싶고 먹어보고 싶은 마음을 자극한다.

특히 파스타, 떡볶이 등 젊은 관객 층이 일상적으로 즐기는 음식들을 등장시켜 관객들로 하여금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고 여기에 ‘혜원’과 ‘엄마’의 추억 속 음식으로 등장하는 ‘크렘 브륄레’, ‘오코노미야키’까지, 국적과 종류를 가리지 않고 등장하는 다양한 음식들의 향연은 모든 사람들이 오감을 통한 힐링을 하게끔 했다.

리틀 포레스트에서 음식을 단지 먹는 것으로만 활용한 것은 아니다. 인간 관계를 이어나가는 매개체로 ‘음식’을 활용한다. 절친인 은숙과 소원해진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혜원’은 과거 자신의 속상한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엄마가 선물했던 ‘크렘 브륄레’를 만든다. 심란한 마음을 안고 자신의 집을 찾은 친구들을 위로하는 것은 눈물 쏙 뺄 만큼 매운 ‘떡볶이’다.

이 밖에도 ‘혜원’은 사계절 동안 직접 농사지은 작물들로 여러가지 음식들을 직접 만들어 먹으며 그 음식과 관련된 기억들을 소환하고, 소중한 추억들을 만들어 나간다. 이렇듯 ‘리틀 포레스트’ 속 음식은 단순히 한 끼 식사가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고 마음의 허기까지 음식으로 채워가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헤원이의 손길이 담긴 음식 도구들을 통해 영화속 맛난 향기를 시간이 훌쩍 지난 지금도 혜원이 집에서 느낄 수 있게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리틀포레스트 영화 촬영지인 혜원이 집을 찾은 관광객들이 영화 속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리틀포레스트 영화 촬영지인 혜원이 집을 찾은 관광객들이 영화 속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고향처럼 편안함이 느껴지는 곳

영화 속 혜원이 집은 고향집처럼 익숙한 듯 편안함을 느끼게 만든다. 나지막한 뒷동산에선 다람쥐 뛰어놀고 집앞에 흐르는 개울에선 물장구 치고 물고기 잡았던 추억을 몽땅 담고 있는 곳, 물건너 들녁에는 가을이면 온통 황금 벌판으로 변해버리는 곳, 고향을 떠난 사람들에게는 모두가 내고향처럼 느껴지는 풍경이 어우러지는 그런 곳이다.

집앞 텃밭과 담아래 자리잡은 우물, 군불 지피는 부엌, 마당 한켠에 만들어진 재래식 화장실 등은 정겹게 느껴진다.

군위군은 배우들의 흔적을 찾아 이곳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을 위해 혜원이가 탔던 동일한 자전거와 연인들을 위한 커플용 자전거를 준비했다.

혜원이와 엄마가 맛나게 먹었던 토마토도 심어놓았고 혜원이가 주방에서 만들었던 음식도 사진으로 준비, 혜원이와 같은 공간에 있음을 느끼게 했다.

 

내티즌이 뽑은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뽑힌 화본역
내티즌이 뽑은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뽑힌 화본역

 

◆발길마다 역사유적

경주석굴암보다 1세기 앞서 만들어진 군위 삼존석굴(국보109호,경북 군위군 부계면 남산리 303)이 있다.

자연절벽 동굴 속에 만들어진 이 석굴은 팔공산 연봉 북쪽 기슭, 지상에서 20m 높이의 깎아지른 절벽에 있다.

석굴 내에는 서기 700년경 조성된 본존불인 아미타 삼존석불이 결과부좌한 모습으로 안치돼 있으며 본존불 좌우로 대세지보살, 관세음보살이 자리하고 있다.

내륙의 제주도라 불리는 돌담이 아름다운 대율리 한밤마을(경북 군위군 부계면 한티로 2137-3)도 인기다.

수백년의 세월에도 10리길의 돌담과 고택들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어 내륙의 제주도라 불리우며 방문객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950년경 부림홍씨의 입항조 홍란이라는 선비가 이주해 오면서 대야(大夜)라 불렀으나 이후 대율리 한밤마을로 불리고 있다.

전국의 네티즌이 뽑은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인 화본역(군위군 산성면 산성가음로 711-9) 은 서울 청량리와 부산을 잇는 중앙선의 아담한 옛날 역이다.

1930년대 지어진 증기기관차 역사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높이 25m의 급수탑이 명물로 자리하고 있다.

이 곳도 영화촬영 장소로 많이 나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계절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동시에 제공해 주는 복합문화공간인 삼국유사 테마파크
사계절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동시에 제공해 주는 복합문화공간인 삼국유사 테마파크

 

삼국유사테마파크공원(경북 군위군 의흥면 이지리 486)은 72만2천263㎡(건축연면적 1만8천167㎡)에 한국의 대표 역사서인 삼국유사(三國遺事)속 콘텐츠를 시각화 한 다양한 전시·조형물과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사계절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동시에 제공해 주는 문화와 관광이 한데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김영만 군위군수는 “군위는 자연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대구근교의 지리적 특성을 살려 다양한 문화,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 현대인의 지친 삶에 힐링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위=김병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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